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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를 대하는 대통령의 적반하장

  • 입력 2015.04.27 10:17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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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가 나온 지 20여 일이 됩니다. 죽기 전 경향신문과 가진 육성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박근혜 정권 인사들의 비리와 불법 대선자금의 단서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권력 비리가 드러나리라 예상했지만, 사건은 엉뚱하게 '참여정부 특별사면' 정국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기가 막힌 타이밍에 맞춰 내놓은 '특별사면' 논란으로 성완종 리스트는 박근혜 정권과 참여정부의 진실 싸움 공방으로 변했습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람들끼리의 싸움으로 바뀐 성완종 리스트, 박근혜 정권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총리는 안타깝지만, 성완종 리스트 말하면 국론분열
이완구 총리가 사퇴했습니다.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가면서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았던 이완구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페루에 있을 때 사퇴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이완구 총리의 사퇴 소식이 알려진 것은 4월 20일 저녁 11시가 지나서였습니다. 국민들은 잠자리에 들 시간에 갑자기 이완구 총리의 사퇴소식이 나왔습니다. 왜 한밤중에 사퇴 이야기가 알려졌을까요? 이유는 이완구 총리의 사퇴 의사 전달이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에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페루는 시차는 14시간입니다. 한국 시각 저녁 11시가 페루에서는 오전 9시입니다. 만약 이완구 총리가 4월 20일 오후나 저녁에 사퇴하겠다고 밝혔으면, 박근혜 대통령은 잠결에 사퇴 소식을 들었을 것입니다.
대통령 각하를 극진히 모시는 이완구 총리 입장에서는 차마 대통령을 깨울 수 없어, 대통령이 공식일정을 시작하는 오전 9시경에 사퇴 소식을 알렸습니다.


2014년 12월 청와대에서 가진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박 대통령을 3차례나 ‘각하’라고 칭하는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 c SBS

이완구 총리의 사퇴소식에 박근혜 대통령은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국무총리의 사의에 대해 보고받았다.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 이 일로 국정이 흔들리지 않고, 국론분열과 경제 살리기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내각과 비서실은 철저히 업무에 임해 주기 바란다. 검찰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서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내 주기 바라고, 지금 경제 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국회에서도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고 밝혔습니다.
안타깝다. 그게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입장의 전부였습니다. 뭐가 안타깝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이건 국민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발표엔 국민이 없었습니다. 또한, 범죄를 범죄라 말하면 '국론분열'이니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대통령의 성깔 있는 말뿐이었습니다.


비리를 감시해야 할 청와대 민정수석을 '병우야'라 부르는 홍준표
홍준표 경남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나온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홍준표 경남지사가 돈을 받았다는 증언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돈을 받았다는 메모와 증언이 나온 만큼 청와대 민정수석도 누구 말이 맞는지 아닌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공직자와 친인척 비리를 맡아 조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홍준표 경남지사를 제대로 조사하기 어렵습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그를 '병우야'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재산이 많기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가 보유한 재산의 배경엔 장인 이상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상달 전 정강중기 건설회장이 기흥골프장을 인수할 때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 홍준표 경남지사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죽음으로 몰고 간 우병우, 민정수석 발탁 배경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자기 장인을 도와 부를 소유하게 해준 은인이자, 자신을 '병우야'라고 부를 정도로 친근한 홍준표 경남지사를 제대로 수사해 낼 수 있을까요?


적반하장도 유분수
성완종 리스트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박근혜 정권의 비리가 알려지고 지지율이 추락하리라 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들과 전혀 관계없는 사건으로 만들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 15일 세월호 1주기 관련 현안 회의에서 '성완종 리스트' 관련하여,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성완종 리스트라는 말을 제외하고서라도 성완종이라는 단어가 아예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계속 사용했던 '이번', '이 문제', '그런 사람' 등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박근혜 대통령의 말만 듣고서는 전혀 해석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황산벌에서는 전라도 사투리 중에서 두루 쓰이는 '거시기'라는 말을 해석하려는 장면이 나옵니다. 국민들이 삼국시대처럼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해석해야 할 듯싶습니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하여 모정당이 내놓은 주장입니다. 다음 네모 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해명이 먼저다.
OOO는
OOO OOO 흔들기를 중단하고
무책임한 책임전가가 아닌
제대로 된 해명을 먼저 내놓아야 할 것이다.

혹자는 '새누리당은 참여정부 흔들기를 중단하고 해명하라'고 생각하겠지만, 정답은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흔들기를 중단하고 해명하라'입니다. 도대체 성완종 리스트 메모에 나온 사람 8명이 모두 박근혜 정권과 연관이 있는 사람인데, 왜 생뚱맞게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문재인 대표가 해명해야 할까요?
적반하장. 도둑이 몽둥이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한 사람을 향해 성을 낸다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를 뜻합니다. 도둑이 몽둥이를 들면 주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저 기가 막히니 가만히 있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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