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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회장은 왜 목숨을 끊었을까

  • 입력 2015.04.10 11:06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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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 관련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4월 9일 북한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습니다.
성완종 회장은 죽기 하루 전인 4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원외교 비리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자신은 'MB맨'이 아니라 오히려 'MB정부의 피해자'이고 '진실을 꼭 밝히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4월 10일 경향신문은 '성완종, 김기춘 10만달러, 허태열 7억 줬나'라는 기사에서 성완종 회장이 박근혜 측근 인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줬다는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만약 성완종 전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부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성완종 전 회장의 죽음으로 '판도라 상자'가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2006년 박근혜 독일 방문 시 김기춘에게 10만 달러를 줬다
성완종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2006년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러 독일에 갔을 때, 김기춘 의원에게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미화 10만 달러를 건넸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2006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독일에 갔습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김기춘 전 법무장관과 최경환 의원, 심재엽 의원 등과 함께 독일을 방문해 독일 총리와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재독 한인회 등을 방문했습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성 회장으로부터 10만 달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독일 방문이 대통령급의 행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경비가 적잖게 소요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성 회장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당시 사용한 경비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밝히면 쉽게 해결될 듯합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허태열에게 7억을 줬다
성 회장은 '2007년 허태열 본부장을 만나 7억 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은 성 전 회장이 7억 원을 줬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일 없었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성 회장이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났다'며 구체적으로 말했던 점을 본다면, 단순히 '그런 일 없다'고 넘어가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성 회장은 '기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무시할 수 없어 많이 했다'면서 허 본부장이 먼저 연락해 돈을 갖다 줬다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원희룡 전 최고위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돈봉투 살포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c SBS

성 회장의 증언이 신빙성 있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막대한 돈이 뿌려졌다는 증언이 이미 나온 바 있습니다. 2012년 원희룡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 경쟁이 치열했고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양쪽 모두 (선거인단을) 동원했으며 비용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2012년 SBS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대선 후보 경선은 조직 동원 선거였으며, 사람 수를 세보고 돈을 주는 게 관행이었다.”고도 말했습니다. 성 회장의 증언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성 회장은 2007년 박근혜 캠프의 직능총괄본부장이었던 허태열이 기업에서 받은 돈으로 그렇게 경선을 치렀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검증하는 방법은 허태열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본부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불러서 조사해보면 간단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에 '2007년 한나라당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돈선거였냐'는 질문에 '별로 드릴 말이 없다. 여기 오셔서, 그걸.. 아유 너무 하시네요'라고 답했습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비록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이지만, 정치적으로 이 부분은 확실한 해명과 조사가 필요합니다. 굴지의 기업인이 목숨을 끊어서라도 결백을 주장하고자 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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