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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에게 절대 해선 안 될 말들

  • 입력 2015.04.09 17:27
  • 기자명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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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그 경험만으로도 소외감과 좌절감을 느끼지만, 때로는 다른 이가 그 증상에 대해 물어오는 방식이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 때문에 더 큰 고통을 겪기도 합니다. 선의의 말이나 행동이라도 우울증 환자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주변 사람에게 진정으로 힘이 되어주고 싶다면, 대화를 나눌 때 다음과 같은 말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울증이라는 게 아주 슬픈 기분이 드는, 그런 증상인 거지?”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슬픔을 느낍니다. 아주 강렬한 슬픔을 느끼거나, 오랫동안 슬픔에 빠져있는 경우도 있죠. 우울증과 슬픔을 딱 잘라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우울증은 정신 건강의 상태로 슬픔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사람에 따라 우울증에 슬픔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우울증이란 그 외에도 피로와 자살 충동, 식욕 부진 등 다양한 증상이 함께 얽혀 있는 상태입니다.

“OO가 우울증에 좋다던데, 해봤어?”

당신이 제안한 것이 무엇이든,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의사의 안내로 다양한 치료 옵션을 소개받았을 거고 이미 여러 시도를 해봤을 겁니다. 기본적인 상담부터 약물치료, 심지어는 요가든 침이든 마사지든 도움이 된다고 하는 것이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도해 봤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제발 고모의 남자친구의 여동생이 진흙 목욕으로 효과를 봤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그런 것마저도 아마 해봤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냥 기분전환을 좀 해 보는 게 어때?”

우울증 환자가 우울한 상태를 즐겨서 기분을 전환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말은 우울증은 결국 자기 잘못이라는 뉘앙스를 담고 있고, 환자 스스로 더 노력하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인식을 깔고 있습니다. 이미 마음이 약해져 있는 사람에게는 더 큰 좌절감을 안겨줄 뿐입니다.

“다 네 마음에 달린 거야.”

우울증이라는 질환이 기본적으로 뇌 속 화학적 불균형 때문에 생기기는 하지만 수량화하거나 측정할 수 없는 여러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마음의 문제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부상 후에 찾아오는 우울증처럼 뇌의 근본적인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경우도 있죠. 마취약과 같은 약물도 우울증의 원인이 됩니다. 그리고 우울증으로 인해 식욕 부진, 거식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우울증은 더 이상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런 말은 우울증이 마음에 달린 문제니까 마음을 달리 먹으면 그만이 아니냐는 비난처럼 들릴 뿐 아니라,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죠.


“정말이지 상상이 안 간다.”

당연히 상상이 안 가겠죠. 너무나 당연한 말이고, 도움이 되지 않는 말입니다. 우울증 환자도 다른 우울증 환자의 상황을 상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각자의 상태가 아주 다를 것이기 때문이죠. 자칫 잘못 말하면 ‘상상할 수도 없는’ 엉터리병을 지어낸 게 아니냐고 비난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이것보다 더 나쁜 말은 “나도 기분이 우울할 때가 있지.” 하나뿐입니다.

“치료하면 되는 거 아니야?”, “약 먹고 있다길래 이제 괜찮은 줄 알았지.”

우울증은 때로 평생 치료와 관리를 요하는 질환입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약이 듣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모든 우울증에 잘 듣는 약은 존재하지 않으며, 정신 건강이라는 것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입니다.


“정말 그 많은 약과 상담이 필요한 거야?”

네, 다 필요합니다. 우울증에 대해 기본적인 개념이 없는 사람의 질문에 답해주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를 무사히 넘기기에 급급한 우울증 환자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죠. 사생활 침해성 질문을 끊임없이 받으며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다 보면, 우울증 환자들은 더욱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냥 곁에 있어 주세요
때로는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우울증에 걸린 친구가 거절한다 해도 일단 초대는 해주고, 음식을 해서 가져다 주거나, 병원에 태워다 주거나, 집안일을 도와주거나 하는 식으로요. 사람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우선 이 정도에서 시작하세요. 우울증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가 정말로 궁금하다면, 지금 그런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나도 정말 모르겠다.”라는 답변을 듣더라도 너무 실망하거나 불쾌해하지는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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