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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인터뷰] 세상 누구보다 이상한 남자 변희재

  • 입력 2015.03.27 22:02
  • 수정 2017.01.11 11:42
  • 기자명 정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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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이상한 사람이 참 많다. 그러나 이만큼 이상하기는 정말 어렵다.

변TM, 변리바바.. 이 남자를 수식하는 별명들은 그가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가를 말해준다. 전 미디어워치 대표이자 수컷닷컴의 대표 변희재 씨가 관악을 재보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밀린 벌금에 고기값도 부족할텐데 선거는 무슨 돈으로 치르며, 대체 당선돼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난곡동 한켠에 위치한 그의 선거사무실을 찾아갔다. 관악을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 가감 없이 변희재 씨와의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적대매체를 만난 변희재 대표


"너희가 적대매체 인가?"



적에게 못난 모습을 보일 수 없지. 예쁘게 머리도 하고



Q: 요즘 바쁘신가? 시간 내주셔서 고맙다.

변: 아니다. 나는 적대매체라도 얼마든지 환영이다.


(우리가 인민군복을 입고 간 것도 아닌데 변희재 씨는 우릴 보자마자 '적대매체'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뭔가 적대적으로 생겼나보다.)


"우리 쪽에선 나밖에 없다."



Q: 선거운동은 잘 돼 가는가

어제 처음으로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났는데 쉽지 않더라.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인사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바쁜 것 같다. 40분 정도 했는데 명함 주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 와중에 열혈 지지자도 4분 정도 만났다. 먼저 다가와 연락처를 물어보기도 했다. 관악을 지역에 나의 열성 지지자들이 상당히 많을 걸로 본다. 선거운동의 첫 번째 목적은 그분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Q: 왜 출마했나

관악을에 이정희가 나온다고 봤다. 지금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정희 전 의원이 나온다면 뻔하다. 그렇게 되면 이번 선거가 지역 선거가 아니라, 통진당 해산의 정당성에 대한 시비로 번질거다.

그러면 저쪽에서 통진당 해산을 갖고 몰아붙였을 때 누군가 맞설 수 있는 논리를 가지고 나와야 하는데 당연히 '지역일꾼론' 운운하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그 훈련이 안 돼 있다. 그걸 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럼 어떡하나, 누군가는 나와야 하는데. 우리 쪽에서 나갈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래서 나가야겠다 준비를 했었다.



'지역 일꾼’은 헌법 위반


어제 김무성 대표가 여기 나타나 (이번 선거를) 지역선거로 끌고 가겠다고 했다. 이미 통진당 해산된 곳에서 지역선거를 작게 가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될 수 있느냐는 거다. 그렇게 될 수도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

국회의원의 헌법상 직무가 국익을 위해서 일하게 돼 있지 지역을 위해서 일하게 돼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역일꾼’ 자체가 틀린 말이다. 그거 헌법 위반이다. 예를 들어 쪽지예산 같은 것, ‘내가 여당 중진으로서 우리 지역에 예산 엄청 따오겠다’ 이거 다 헌법위반이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Q: 출마 이유 중 하나가 이정희 씨나 이상규 씨에 대한 반발심리 아닌가

그렇다.


Q: 18대 대선 당시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 나왔다고 했는데, 이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많다. 여기 출마를 했을 때 오히려 이정희 씨나 이상규 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봤나?

나는 논객 출신이다 보니까 당락보다 중요한 것이 논리다. 통진당 해산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논리에 이건 정당하다는 논리로 맞부딪치겠다는 거다. 전국의 국민들이 관악에서의 어떤 문제보다도 이 문제를 눈여겨 볼 가능성이 높은데, 국민들에게 통진당이 왜 해산되었어야 했는가를 누군가는 말해줘야 한다. 오신환 후보는 말해 줄 가능성이 없다.


Q: 시민 입장에서 자기 지역에 이익을 주겠다는 정치인에게 표를 주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원칙은 알려줘야 한다. 지역민이 지역에 예산 많이 가져다 주겠다는 사람 뽑을 수 있겠지만, 이건 잘못된 거라는 건 분명히 알려 드려야 한다. 그렇다고 지역에 아무 일도 안 하느냐? 그렇지는 않다. 지역의 이익이 곧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라면 할 수가 있다.


Q: 이를테면?

나는 원래 여기 재보선 나오기 2년 전부터 서울대 창업동아리와 서울대 졸업생들과 꾸준히 이야기해 왔다. 서울대 학생들이 막상 창업을 하려고 하면 완전 헤맨다. 예를 들면 인하대 창업동아리라고 있는데 여기 학생들은 창업했다고 하면 선배들이 많이 도와준다. 근데 서울대생들은 창업을 하려고 해도 인맥이 없어 도움을 못 받는다. 다른 쪽엔 다 있는데 이쪽엔 없다. 그러니까 창업지원 인맥을 네트워크해서 서울대 졸업생들이 여기 관악지역에 창업하는 걸 컨설팅해 보자는 거다.

이 포럼을 원래부터 준비해 왔다. 내일이나 모레나 공약을 발표할 건데, 이거는 (선거와 무관하게)원래 하던 거다. 이건 떨어져도 하는 거다. 서울대 인맥을 지역에서 좋게 활용하는 건 국가적으로도 좋은 일 아닌가.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거다.





“나는 변TM이 아냐”


Q: ‘변TM’이라는 별명을 아는가? (변TM: 잦은 패소로 벌금폭탄을 맞은 변 대표를 현금인출기에 비유한 별명)

그렇다. 이정희 씨 건은 대법원에 가 있고 김미화는 2심 가 있고 낸시랭도 2심 가 있다. 이 정도. 나도 무수히 걸어놨다. 나는 좀 늦게 시작해서 내건 지금 다 1심이다. 총 합치면 내가 받을 게 5~6배는 더 많다. 그럴 수밖에 없다.



(사실관계 확인 같은 건 하지 않았다. 적대매체와 인터뷰를 해준 취재원에 대한 예의라고 해 두자..)

Q: 사실이라면 변TM이 아니라 '변뱅크'가 아닌가

내 입장에선 사실 고맙다. 나는 한 번도 소송으로 돈 번다 생각을 안 했다. 예전에 고소했어도 사과 받고 취하해 주고 했는데 이번에 내 돈 가져가니까 나도 받겠다 이거다. 마음 놓고 돈 받을 수 있다. 예전엔 원래 인터넷 문화가 소송 가더라도 서로 다 처지를 아니까 돈을 주고 받는 경우는 없었다. 그냥 사과를 받고 끝냈는데. 나에 대해서만 끝까지 돈을 받겠다고 하니 뭐..


Q: 강호의 도가 떨어졌다는 건가

나는 그렇게 보고 있다. 또 다르게 생각하면 얼마 전에 홍가혜 씨가 네티즌 800명을 고소했는데 나도 한 600명 고소했는데 아직 7만 명 더 있다. 빨리 처벌해서 댓글문화 바꿔야 인터넷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야속하다 생각했는데 요즘엔 그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난 문성근 씨한테도 서운한 게 있다. 예전에 장자연과 조선일보 관계 없다는 게 팩트로 밝혀졌는데도 조선일보에 가서 꽃 한 송이 가져다가ㅎㅎ 너무 황당해서 TV토론 나와서 비판을 했다. 왜 남의 죽음 갖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냐. 근데 작년에 이남종 씨가 자살한 사건에 너무 오버랩돼서 문성근 씨를 장자연 때와 엮어서 세게 비판했다. 좀 세긴 했다. 그래서 내가 공개사과까지 했는데 이야 그걸 300만 원을 기어이 받겠다고 허 참. 허허허.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나도 건 게 있는데 뭐 서로 그냥 가는 거다.


Q: 트위터에서 ‘이번 재보선은 종북척결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당신이 생각하는 ‘종북’이란 무엇인가?

종북은 법적으로 반국가노선으로 정리됐다. 대한민국 법원에서 북한의 대남적화노선이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연방제 통일 이렇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 세 가지를 따르는 단체는 정확하게 반국가노선으로 판단, 해산을 명령한다. 종북이 바로 이 노선이다. 이 세 가지 노선을 따르는 대남적화세력들.

이렇게 따지면 사실은 지난 총선 대선 때 통진당뿐만이 아니라 민주통합당도 똑같은 논리였다. 그러니까 그거 갖고 야권 연대 한 거다. 즉 (관악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정태호 씨까지도 범종북이다. 그 당시 민통당이었고 또 이상규 후보 선대위원장을 했으니까. 그 사람 같이 묶여야지 이 사람만 따로 나오면(출마하면) 그거 말이 안 된다.

일단 정태호 후보의 내적 생각은 내가 잘 모르겠다. 근데 지난 총선 때 이상규 후보 선대위원장을 한 거에 대해서 입장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아직은 입장 한 번도 안 낸 걸로 알고 있다. 뭐 실수였으면 실수였다, 지금도 잘했으면 잘했다 뭐 이런 말이 나와야 할 것 아닌가. 이 사람은 선거 당일까지 말 안 할 거 같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정태호 후보 명함을 주웠는데 박원순 선대위 정무특보, 문재인 뭐 이딴 거 크게 적어놨는데 이상규 선대위원장은 안 적었더라. 그게 가장 최신 경력인데, 이것도 성명서 한번 내볼까 생각 중이다.


Q: 제2의 종북, 제3의 종북도 있다던데

그건 법정에서 종북 갖고 하도 혼란이 벌어지니까 재판부가 가장 협소한 종북부터 가장 넓은 종북까지를 1, 2, 3단계로 정리한 거다.


Q: 나는 선거 때 이상규 의원에게 표를 준 사람이고 지금도 박원순 지지자인데 난 종북인가?

뭐 때문에 이상규를 찍었느냐에 따라 다르겠다. 아까 내가 말한 대남적화노선 3노선을 보고 아, 나는 이 노선이 좋다 하고 이상규를 찍었으면 그건 종북이다. 당연히. 뭐 때문에 찍었느냐가 유권자 입장에서 다 다를 것이 아닌가.


Q: 유권자가 무엇을 보고 찍었는지 그것을 구별해 낼 수 없는데 특정 정치인, 정당의 지지자들을 싸잡아 종북이라 지칭할 수 있는가?

지금 선거도 마찬가지인데, 정말 중요한 진실을 갖고 선거하는 게 아니라 그걸 감춰놓고 바깥에 있는 걸로만 선거를 치르려고 한다. 지난 총선 때 야권 연대라고 하니까 유권자가 찍은 건데 그 중에 반은 그 노선이 뭔지도 모르고 찍었을 거다. 그냥 이명박 정권 말기에 좀 안 좋으니까 정권 바꿔보자 해서 찍은 거였으니까. 그 사람들의 정체를 모르고 찍었다는 거다. 난 이것 역시 정태호 후보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숨기는 데 크게 일조한 게 정태호 후보 아닌가. 이 사람이 먼저 진실을 밝혀야 한다.

내 생각에 통진당 찍은 사람 중에 대남적화노선 보고 찍은 사람은 통진당 당원 말고는 없을 거다. 주로 가난한 서민들을 위한 정당, 개혁을 일으킬 정당 이렇게 나왔기 때문에 특히 이명박 정권 때 정말 짜증나지 않았나. 그걸 보고 찍은 거니까. 문제는 이거다. 선거전이라는 게 실제로 유권자들이 본질을 보고 판단할 수 있게 해 줘야 하는데 모든 기성 정치권들은 그 본질을 숨기고 정치를 한다. 거기에 유권자들이 속아 넘어가는 거다.

나는 쉽게 얘기하면 국회의원이 뭐 하는 직업이냐를 갖고 승부를 걸었다. 국회의원은 지역 개발 외치고 다니면 안 되는 직업이다. 근데 다 그거 생각하고 있지 않나. 그러니 사실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다. 내 말이 하나 틀린 거 없다. 지금 이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느냐 없느냐로 싸우려고 한다.



“젊은이들 핵 맞을 각오하고 김씨 왕조 끌어내려야”

Q: ‘관악 청년이 딱하다’했다. 무슨 뜻인가?

김무성이 왔는데 관악을 청년들이 그러지 않았나. 고시원에 누가 죽어가고 있는데 그때 박근혜랑 김무성 뭐했냐고. 지금 20대 30대 실업난 얘기한 거 같은데. 대한민국이 지금 성장률 3%대에 멈춰갖고는 청년들에게 어떤 혜택이 갈 자리는 없다. 무조건 6% 정도는 나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우리가 성장률 죽 그어놓으면 DJ 때 IMF 때 그 확 바꿨다가 확 떳다가 그때부터 좍~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좍~ 한다. 이건 어느 대통령의 잘못도 아니라는 거다. 이건 대한민국이 구조적으로 한계에 부딪혔다는 얘기다.

이게 바로 북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다. 더 이상 투자가 들어올 수 없는 거다. 저 김정은이 핵폭탄을 들고 있는 순간에는. 이걸 때려부수지 않고는 경제 성장이 안 되는데 그럼 관악을 청년들은 고시촌에서 다 밀려날 수밖에 없다. 관악을 청년들이 이상규 찍고 잘 됐나. 바로 김정은이를 따르는 노선을 찍었으면 관악을 청년들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인 거다. 물론 이상규 하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할 건 아닌데 유권자가 투표를 한다 했을 때 어쨌든 지금 대한민국의 성장을 막는 그 세력을 지지했으면 일단 본인들이 반성을 한다. 근데 그걸 본인들이 잘 모른다. 그러면 여당 대표란 사람이 계란 맞을 각오를 해서라도 그 얘길 했어야 한다. 당신들이 잘못했다고 얘기를 했어야지. 뭔 이상한 얘기를 하고 있나. 선거는 진실 말하기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유권자가 들어야 될 이야기를 해야 한다.


Q: 그러니까, 관악을 청년들이 힘든 이유는 종북세력을 뽑아서이고, 이걸 개선하려면 북한 정권이 무너져야만 한다는 소리인가?

그렇다. 그 외 방법은 없다. 내가 아무리 봐도 그렇다. 김씨왕조를 무너뜨려야 한다. 통일은 나중 얘기다. 북한이 최소한 중국 정도의 정상 국가만 돼도 11%~18% 성장이 가능하다는 거다. 그럼 청년들이 똘똘 뭉쳐서 김씨 왕조 무너뜨리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오히려 우리 보수 쪽에 60대 넘어가는 사람들 중에 생각보다 김정은이 망하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 의외로. 혼란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다. 보수라는 게 그렇다. 혼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러니까 점진적으로 봐야 하는 게, 지금 20~30대는 핵무기 맞을 각오하고 김씨 왕조 빨리 끝내자라고 외쳐야 한다. 이미 60대는 그래도 사회적 기반 갖추고 잘 살았고. 20대는 뭐냐 이거다. 이대로 가다간 앞길이 하나도 안 보이는데.


Q: 지금 20대들이 북한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나?

정부가 외교안보 전술을 다양하게 쓰기 위해서는 ‘에라이 김정은이한테 핵폭탄을 맞는 한이 있더라도 저새끼는 끝내겠다’ 이런 여론이 80%정도 모여야 한다. 김씨 왕조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총화단결만 돼 있으면. 그러면 쉽게 얘기해서 김정은이 하고 딜을 칠 수 있는 거다. 만나서 너 어차피 여기서 있어 봐야 언젠가는 미국한테 암살 당할 수도 있고 죽는데 저기 하와이에 좋은 별장 주고 여자들 좀 많이 넣어줄 테니까 조용히 나가라, 이런 식으로 칠 수도 있고.

이게 아니면 암살을 시도할 수도 있고. 쿠데타를 일으키게 할 수도 있고. 미국과 중국이 그냥 합의를 해서 끝낼 수도 있고. 근데 문제는 왜 미국이나 이런 데에서 잘 안 움직이냐, 국민들이 북한을 끝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친북하고 앉았으니까 우방국들이 안 움직이는 거다. 그래서 내 생각은 80% 정도, 그 정도는 미사일 맞을 각오하고 김정은 끝내자 해야 되고. 그 정도 여론 되면 북한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방법은 다양하다.


Q: 김정은 암살이 가능할까?

미국 정도면 할 만 하다.


Q: 우리나라는 아직 안 되나?

우리나라는 아직 그럴 능력이 안 된다. 미국에서 저 놈 도저히 안 되겠다 하면 암살할 수 있다.


Q: 김정은 암살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나

그걸 내가 판단할 수 없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김정은을 끝내야겠다고 생각하는 국민들 머릿속엔 돈을 퍼 주는 것부터 암살하는 것까지 모든 걸 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래야지 정권이 마음 놓고 전술을 펼칠 수 있다. 그리고 김정은 측근을 돈으로 매수할 수도 있다.



'변리바바' 그 이후




Q: 고깃집에 돈은 다 냈나

합의해서 100만원 돌려 받았다. 그때 고기값이 1300만원 나왔는데 내가 100만원 깎아달라고 했다. 천만원은 현장에서 지급하고 100만원 깎아달라고 했는데 협상이 잘 안 됐다. 그래서 (협상카드로) 300은 안 주고 내가 쥐고 있던 거다. 그쪽에서 하도 문제를 삼아서 내가 주고 다시 추후 협의해서 100만원을 돌려 받았다.

(이남자 결국 할인에 성공했나보다!)


Q: 그때 식당 주인을 종북세력으로 몰았다

아니 그게 아니다. 정관용 씨를 빗대서 그런 말을 했다. 왜 한겨레에다 그 얘기를 찔렀는가 하면서. 아니, 식당에서 싸움 났다고 우리가 보수인사인 걸 뻔히 알면서 우리 적대매체에다가 그렇게 하는 데가 어딨어 상식적으로. 그래서 내가 정관용 씨 같은 친노종북세력하고 사장이 어울리더니 잘못된 조언 받은 거 아니냐 했다. 식당이 그러면 망한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망했다.


Q: 진짜 망했나?

매출 뚝 떨어져서 망했다. 식당에서 가격 싸움 났다고 적대 매체에 찌르는 식당, 그것도 한우 고깃집 파는 비싼 식당인데 사람들이 겁나서 가겠나.

(변희재의 저주는 고깃집도 망하게 한다ㄷㄷ)



Q: 애국청년과 종북청년 구별법이 있는가.

북한을 접근하는 목표가 무엇인가로 기준을 잡을 수 있다. 북한을 정상국가화해서 3천만 우리 동포를 구해내야 한다는 목표라면 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암살처럼.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문제지만. 그런데 김정은이가 유지되고 이를 표로 활용해 우리 국가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이러면 종북이다.

근데 머릿속에 저거 김정은이를 끝내야 하는데 지금 당장 쟤들 굶어 죽으니까 좀 퍼 주자 이런 거는 방법론의 차이일 뿐이다. 목표 설정에 대해서만 선을 그으면 된다. 정동영 씨 같은 경우는 김정일 정권이 정상적인 정권이라고 했던 사람이다. 북한이 정상적 합리적 정권이다 이렇게 말했다. 이건 100% 종북이다. 실제로 정동영 씨가 그 문제로 손학규 씨와 싸웠다. 손학규가 당 대표 정동영이 최고위원 할 때인데 손학규가 북한은 정말 이상한 놈들이어서 우리가 살살 다뤄야 한다고 했다. 잘해줘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랬더니 정동영이 무슨 소리냐며 북한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국가인데 그랬다. 완전 종북이다. 자기 숙부도 기관총으로 쏴 죽이는 그런 나라인데 그게 정상적인가. 정동영 씨 나오면 물어볼 거다.

사실 햇볕정책도 한번 써 볼만 했다. 햇볕정책이든 태풍정책이든 외교안보 정책이라는 것은 극과 극에서 아주 유연하게 움직여줘야 한다.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외교안보 정책이다. 그럼 햇볕정책이 뭐가 문제냐. 그게 무슨 교리가 되어버린 게 문제다. 그냥 무조건 퍼 줘야 한다는 거. 그런 정책은 전세계적으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북한이 무슨 짓을 해도 퍼 줘야 한다는 게 말이 되나.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개혁 시급”


Q: 요즘 윤서인 만화가 화제다. 그의 주장처럼 한국 청년들이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글쎄. 윗세대가 보기엔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 우석훈 씨의 88만 원 세대를 보면 이 산업화 세대는 졸업만 하면 무조건 취업했다고 하는데 아니다. 삼성 현대 포스코 이런 기업들이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됐다. 실제로 다 70년대 창업해서 대기업화된 건 80년 대 중반인데 그럼 70년대 초반까진 그땐 회사가 없다. 그런 세대 입장에서 볼 때 지금 보면 그때에 비해 지금이 얼마나 행복하냐 이렇게 나올 수 있다는 거다. 그게 열정 부족이란 말로 표현될 수 있다. 근데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건 해선 안 되는 말이다. 중소기업을 애들이 안 간다고 하는데 지금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제대로된 중소기업이 아니다. 진짜 대기업 하청 납품 붙어서 친족끼리 해 먹고 회사 떼서 하고 부동산 투기하고 대기업보다 더 해 먹는 중소기업이 얼마나 많은가. 대기업 하청들. 그럼 우리 대한민국 청년들이 어쨌든 우리나라는 GDP 3만달러 국가인데 눈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계속 해외 왔다갔다 했었고. 그 눈높이에서 이 한심한 중소기업 못 들어 간다.


Q: 가카께서 청년실업 해법으로 내놓은 중동 진출은 어떤가?

그것도 말이 안 된다. 허허허허. 한국에서 잘되고 중동으로 가야지. 여기서도 안 되는데 거기가서되겠나. 중소기업개혁 들어가야 한다. 회사에서 10년 20년 일하는 이유가 뭔가. 내가 들어가서 오래 일하고 그만큼 회사가 크고 나도 성장하고 이러면 들어가서 일하는 거 아닌가. 딱 들어가서 3개월이면 뻔한데. 여기서 오래 해 봤자 지 아들하고 해먹고 이게 딱 보이는데. 그런 중소기업들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청년들과 눈높이가 안 맞는 거다.


Q: 청년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 같다. 당선되면 청년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국가발전밖에 없다. 노인에 대한 대책을 따로 내고 청년들에 대한 대책을 따로 내고 그럴 문제가 아니다. 국가 전체가 발전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고시촌에 생활해 봐서 알긴 안다. 내가 서울대 다닐 때 대학동 고시촌에서 살았으니까. 그것도 고시촌 한참 위에 달동네에서 살았으니까. 고시촌에서 쫓겨나서 지하에 월 12만 원짜리 겨우 구해서 살았다. 아직도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여기가 지금 사법고시가 폐지돼서 7차 어쩌구저쩌구 하지 않나.

나도 창업 실패 많이 했다. 창업은 실패를 거듭할수록 경험이 쌓인다. 창업은 다섯 번 실패하면 그 다음은 성공률이 높은데 고시는 다섯 번 떨어졌다고 해서 다음 합격률이 오르나. 그렇지 않다. 방법이 없다. 세상 물정에선 점점 멀어지고. 창업은 계속 실패해도 괜찮다. 물론 창업 실패하면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기는 하다. 내가 대학 때 창업 실패하고 5천 만원 빚을 졌다. 마음이 어떠했겠나.


Q: 어떻게 탈출했나.

그때 <서프라이즈> 웹진을 만들어서 벗어났다. 이렇게 다음 번에 성공해서 만회할 기회가 있는데 고시는 없다. 청년들에게 창업하라는 이유가 이거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창업 지원하는 게 대부분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해서 문제다. 핵심은 인맥 네트워크다. 좋은 제품 만들어도 판매할 유통 라인이 없어서 망하는 거다. 그래서 그걸 하려는 거다.


Q: 상당히 피곤한 인생을 살고 있는데 멘탈이 강건한 것 같다. 강철멘탈의 비결은 무엇인가?

사실 대학 때부터 좌파 학생들과 싸워왔다. 내 메시지는 항상 확실했다. 그렇게 20년을 살아오니 언제든 이 사람들과 토론할 공론장만 만들어지면 설득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망유희 토론 나갔을 때 진중권이 91% 내가 8%였다. 그런데 1시간 토론하고 나니 내가 45%로 올랐다. 그런 거다. 밖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장 하나만 만들어지면 내 이야기 설득시킬 자신이 있어서 괜찮다.


Q: 어떤 상대도 설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인가?

그렇다. 내가 얘기하는 말에 틀린 말은 없다. 좌우를 떠나서 원칙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것만 알아준다면 유권자들도 나를 이해해 줄 거라 믿는다.


Q: 그래도 사람 아닌가. 화도 날텐데.

지금도 보수 쪽 인사에서 나를 욕한다. 난 이해가 안 된다. 강의석(그는 현재 변희재 씨를 밀착마크하며 다큐 <애국청년 변희재>를 촬영하고 있다.)이 나 찍는 거 갖고도 뭐라 한다. 나는 딴지일보, 한겨레, 경향, 미디어오늘 이런 내 적대세력의 취재를 거부해 본 적이 없다. 왜곡도 많이 당했다. 그러면 항의도 하고. 그래도 취재 허용한다. 그렇게 해야만 메시지가 전달 되니까. 그래도 가끔은 울화가 터진다.


Q: 논객 변희재와 정치인 변희재가 다른 것이 있나

논객은 대부분 오피니언리더하고만 대화하게 된다. 근데 이제 서민하고 대화를 해야 한다.


Q: 인간 변희재에 대한 인식이 차갑고 그런 건데 정치인으로선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

(정치인이 되었으니) 남들 하는 건 다 할 수밖에 없다. 지하철에서 명함 돌리고. 운동을 좋아해서 근처 복싱 체육관도 다닌다. 이런 걸로 소통을 좀 해보려 한다. 복싱 끝나고 남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저녁에 젊은 사람들과 농구도 한 게임 하고, 자원봉사 오는 사람들과 당구도 치고. 만나는 유권자 수를 좀 줄여서라도 유권자 하나하나에 들이는 시간을 좀 늘이려고 한다.





새누리당 입당? “나 쉬운 남자 아니야”


Q: 새누리당에서 입당 제의가 온다면?

나는 이미 안 간다고 선언했다. 왜냐면 통진당 문제보다 더 중요하게 여겼던 게 개헌 문제였다. 새누리당하고 새정련하고 총선 전에 개헌해서 내각제를 치겠다고 작업 들어갔다고 보는데 이건 국회가 입법권을 남용해서 행정권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이걸 막아야 하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가령 내게 후보 단일화를 하자고 하려면 새누리당에서 먼저 개헌을 포기해야만 한다.


Q: 개헌만 철회하면 단일화 생각이 있다는 뜻인가

아니다. 철회를 하면 그나마 대화는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작은 선거 위해서 개헌을 포기하겠나.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은 없을 거다.


Q: 선거비용은 어떻게 감당하나

후원계좌 얼마 전에 열었다. 미디어워치 유료 회원이 6,500명이다. 월 5만 원씩 내는 분들이. 후원금이 1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되니 이 분들이 10만 원씩 1,500명만 내도 1억 5천 한 달이면 다 찬다. 보수단체에서 나 추인할 때 뵜던 사람이 2,300명. 그리고 광화문에서 이른바 국회해산 서명 받아놓은 게 1만 3천 명. 이걸 묶어서 문자 보내면 1억 5천 금방 찰 거 같다.

(변희재 씨는 오늘 자신의 SNS에 정식 후보등록 추천서 300장이 부족하다며 SOS를 날렸다. 세상엔 돈으로 안되는 일도 있다.)


Q: 선거는 완주할 건가

그렇다.


Q: 당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그건 구도가 어떻게 되냐에 따라 워낙 달라지니까. 판이 커지기 시작하면 유리하고 작아지면 불리하다. 그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정희, 정동영 다 나와서 판을 키워줘야 한다.

(안타깝게도 정동영 씨는 어제 불출마를 선언했다.)


Q: 이정희 씨가 선거에 나온다면 무슨 말을 해 주고 싶나

(한참을 머뭇하더니) 의외로 없다. 물론 이정희 씨가 통진당 해산이 부당하다고 한다면 나도 법리적인 부분을 따지고 들겠지만 개인에 대해선 내가 별로 할 말이 없다. 왜냐면 이 사람들은 원래 강령부터 종북으로 짜놓았으니까. 너는 네 길 가라. 다만 네 길을 틀린 길이다. 대한민국 헌법이 인정하지 않는 길이다. 이런 말을 하긴 할 거다. 근데 난 오히려 중간에 있는 사람들한테 훨씬 할 말이 많다. 그리고 이정희 씨가 정태호 씨한테 할 말 많을 거다. 지난 선거 때 같이 다니면서 해 놓고 왜 여기 출마했느냐 이러면 정태호 씨가 뭐라고 할 수 있겠나. 그땐 몰랐어요, 그럴 건가. 내가 그때 경기동부연합을 두고 내가 얘기할 때 민주당이 색깔론 뒤집어 씌우지 말라고 했다. 그럼 정태호 씨가 운동권 출신인데 나보다 통진당을 몰랐겠나. 나보다 경기동부연합을 몰랐겠나. 몰랐다는 말은 웃기다. 이상규 씨고 정태호 씨도 할 말 없을 거다.


Q: 에로비디오 광팬이신데 4월 16일 딸통법 발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웹하드협회 회장을 1년 정도 한 적이 있다. 웹하드 개혁을 위해서. 내가 그때 깜짝 놀랐던 게 있다. 웹하드 매출이 전부 불법복제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음란물이었다. 어마어마하게 많다. 수간물부터 게이물까지 전국민이 다 볼 수 있는 나라가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이거 안 된다. 이건 막아야 한다. 근데 이미 그렇게 맛들였는데 막을 수 있겠나. 수간물 같은 걸 전국민이 다 봤다고 봐야 하는데 이걸 갑자기 끊는다? 불가능하다. 가능할까? 나는 회의적이다.


Q: 막아야 하는데 어쩔 수 없다?

그렇다. 적당히 양성화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상한 사이트 가서 수간물 보고 하는 놈은 어쩔 수 없지만, 일반 성인은 선진국 정도의 포르노를 즐길 수는 있게 해 주는 식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직썰>에 기고할 것. 첫 주제는 군 가산점"


Q: 직썰에 글을 기고할 의향이 있는가

좋다. 나는 논객 아닌가. 기고가 가능하다면 하겠다. 첫 주제는 군 가산점으로 해 볼까 싶다.


Q: 군 가산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현행 군 가산점제 반대한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저렇게 100대 1로 붙어서 99명 희생되고 한 명이 공무원되는. 이런 건 정말 국가적으로 큰 낭비다. 이걸 해결하려면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머릿수를 최대한 줄여야만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이 군 가산점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변희재가 제시하는 군 가산점 문제 해법>

1. 군대에 가서 평가를 상, 중, 하로 준다.
2. 그리고 상중하에 따라 가산점 차이를 크게 둔다.
3. 평가 '상'을 받은 사람만 시험에 응하게 된다.
4. 공무원 응시자 머릿수가 줄어든다.
5. 여자도 병사에 한해서 자원입대를 허용한다.
6. 그럼 공무원하겠다는 여자들도 군대를 간다.

공무원이라는 게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니다. 왜 주변에 있지 않은가. 일을 아주 헌신적으로 하는데 머리가 나쁜 친구들. 뭘 하든지 열심히 하는 친구들 있지 않나. 공무원이란 게 그런 애들이 해야 하는 거다. 그걸 바로 군대에서 평가해 주는 게 확실하지 않겠는가. 시험 잘 보는 거하고 공무원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군대는 2년 동안 실전 테스트를 하는 건데 가장 정확하지 않겠나.



“여성입대 허용하고 사병월급 80만원까지 올려야”


Q: 이색적인 대안이다. 한국에서 여성 자원입대를 받는다고 하면 얼마나 지원할까?

나는 5만 명 정도는 할 거라고 본다. 요즘 여자들 ROTC 난리난다. 병사 월급 올려야 한다. 군대 복지를 늘릴 생각을 하지 말고 월급부터 올려야 한다. 대학생들한테 등록금 줄 돈으로 병사들한테 월급을 더 줘야 한다. (여성 입대까지 고려한다면) 결과적으로 그게 등록금 지원받는 거 아니겠는가. 지금 병사 월급이 40만 원까지 올라갔나?

15만원 수준이다.

나 때는 2만원 정도였는데..ㅎㅎ 한 80만 원까지 올려야 한다. 무상급식 없애버리고 반값 등록금도 없애 버리고 병사들 월급 80만 원으로 올려버리면 그게 복지다. 그게 대학생 복지 아니겠나. 반값등록금 했을 때 대학 안 간 애들은 뭐냐는 소리 나온다. 그냥 병사들 월급 올려주면 해결된다. 그럼 여자들 많이 올 거다. 전에 보니까 여자들 군대 안 가는 거에 대해서 헌재가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 성폭력의 위험이 크다 이렇게. 아니 미국이나 이런 다른 나라는 다 하는데 유독 한국남자들만 다 성폭력범이어서 여자들 위험해서 안 된다? 헌재가? 이건 대한민국 남자 전체를 성폭력범으로 만든 처사다.


Q: 포스트 조갑제라는 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조 선생님하고 나는 이념 자체가 다르다. 조갑제 선생은 보수주의고 난 자유주의다. 조 선생 같은 경우는 조직을 짜지 않고 나는 조직을 짜 왔다.


Q: 정치를 위한 출마인가 '운동'을 위한 출마인가?

당선이 목적이 아니면 출마할 이유가 없다.


Q: 계속 현실 정치인으로 남을 것인가?

원래는 이렇게 생각했다. 민간에서 할 거 다 하고 경험 다 하고. 60살 넘어서 이 경험을 갖고 봉사 한번 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하면 할 생각이 있었다. 근데 지금 보니 이 둘 다 아닌 것 같다. 나는 지금 군대를 간다는 심정으로 여기 나온 거다. (힘들다는 이야기인 듯) 지금 군대를 가는 심정하고 똑같다. 다니면서도 내가 이걸 왜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Q: 출마가 정치 권력에 대한 지향은 아니라는 뜻인가?

권력이란 게 얼마나 무섭나. 칼의 날을 손에 꽉 쥐고 있는 거다. 지난 정권 때 이상득 씨 한번 봐라. 지금 어디 있나. 감옥에 있지 않나. 권력 쥔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그걸 왜 내가 쥐고 있겠나. 무섭게. 허허. 봉사할 거 하고 내 영역으로 다시 돌아갈 거다.


Q: 무슨.. 봉사인가?

개헌 저지, 양 당을 넘어서는 새 정치 세력 규합, 포털개혁입법과 연예산업선진화법 발의. 이 정도다. 이거 빨리 마치고 내 본업으로 돌아와야 한다.


Q: 낙선이 되면 내년 총선에 뛰어들 생각이 있는가?

최근에 조언을 받았는데, 이번에 낙선하면 다음에 안 나온다라는 마음으로 하면 진짜 떨어진다고 하더라. 그래서 잘 모르겠다.


Q: 만약 또 나간다면 그 지역이 꼭 관악을은 아닐 수도 있지 않나?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하더라. 하하하.


Q: 정치인 다 되셨다. 오늘 인터뷰 고맙다.

별 말씀을.

편집자 주
'정치인이 다 되었다'고 말을 맺었지만 변희재에게서 받은 인상은 전형적인 정치인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총화단결’, ‘적대 세력’, ' 김정은 암살' 같은 날이 서고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자주 구사했다. 정감 있는 화법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불리한 질문을 능숙하게 피해다니는 여우 같은 정치인의 태도는 아니었다.

근래에 이토록 계몽의지가 투철한 정치가가 있었던가. 자신의 가치관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정치인이든, 고기집이든, 심지어 유권자라도 가차없이 질타하고 자신의 논리를 설파한다. 여기서 엿볼 수 있는 두 가지는 그가 신념윤리에 가득찬 계몽가라는 사실과, 이번 선거에서 당선의지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변희재 씨에 대한 인상은 '자기애가 강하다', '승부욕이 강하다', '극단적이다', '논리왕에 대한 강박이 있다', '귀엽다', '생각보다 해롭지 않다' 정도다. 물론 한번의 인터뷰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며, 나는 여전히 그의 가치관에 대해 혐오감을 갖고 있다.

그래도 뭐 어떤가. 그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세상에 이런 케릭터 하나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의 평범함을 확인시켜 준 이 남자. 나쁘지 않은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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