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발등에 불 떨어진 한국 경제. 방관만 하는 기업들

  • 입력 2015.03.19 18:10
  • 수정 2015.03.19 18:25
  • 기자명 economic view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탈의 반세기’가 끝난 세계, 그리고 한국

지난 50년간 전 세계의 경제성장은 예외적으로 빨랐다. 세계 경제는 여섯 배 확대되었다. 일 인당 평균 임금은 세 배로 늘었다. 수억 명의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중략] 문제는 느린 인구성장과 더 긴 수명이 근로연령 인구의 증가를 제한한다는 점이다. [중략] 1964년에서 2014년까지 고용과 생산성은 각각 연평균 1.7%와 1.8%씩 성장했고, 이 결과 고용인당 평균 생산액은 2.4배 증가했다. [중략] 결론적으로 다음 50년 동안 고용은 불과 연 0.3% 증가할 것이다. [중략] 따라서 생산성 증가율이 지난 반세기의 빠른 속도를 따라잡는다 하여도 전 세계 GDP 성장률은 여전히 연 2.1%가량에 해당하는 40%까지 하락할 것이다. [Can long-term global growth be saved?-맥킨지]



맥킨지는 지난 50년간의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역사의 일탈(an aberration of history)”이라고 표현했다. 실로 전 세계적으로 GDP가 매년 3.8% 증가하는 상황은 확실히 “일탈, 탈선, 기행”이라 할 만하다. 특히 한국과 같은 일부 혜택받은 “개발도상국”은 한때 10%대의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으니 가히 광란의 질주다. 맥킨지는 이런 일탈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한 주요요인으로 인구성장을 꼽았고, 인용한 보고서는 이 경향을 분석한 것이다. 그리고 보고서는 현재 “인구 순풍(demographic tailwind)”이 “역풍(headwind)”으로 바뀌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보고서는 심지어 노동 가능 인구가 이미 줄어드는 나라도 있으며, 한국은 2024년부터 줄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나라들이 특히 여성, 청년, 고령층의 고용을 독려하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를 위한 대비라고 해봐야 주요기업들의 정년 연장 정도가 눈에 띈다. 경력단절여성들의 고용 활성화 조치는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세계 최악 수준인 이 나라의 상황에서는 생색내기 정책에 불과했고, 청년 고용에 힘이 될 최저임금을 일부나마 올리려는 움직임에 재계의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업들의 하소연. 하지만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고용상황 개선요구를 ‘경영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익이 나지 않아 신규 고용이나 노동조건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상장기업의 최근 실적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금융위기 등 대내외적인 여건이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성장했다.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소폭이었고 여기에 국내 상장기업 영업이익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효과를 제외하면 4.4%(2012) → 4.1%(2013) → 4.5%(2014)로 꾸준한 영업이익률을 나타내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지극히 위험한 수준이다. 약 10여 년 내에 노동 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성장을 떠받들 생산 및 소비계급의 상황이 양적으로도 줄어들고 질적으로도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경기 활성화는 부채주도형이 아닌 소득주도형이 되어야 함은 ‘물으나 마나’다. 그렇기에 금리 인하는 단기적인 미봉책일 뿐이다. 정부와 재계가 이전 반세기의 경제성장, 그리고 그에 맞물린 인플레이션은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경기선순환적인 복지와 노동여건 개선이 대책임을 공감하여야 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