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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 ‘길막’ 사건

  • 입력 2015.03.19 16:11
  • 수정 2015.03.19 18:12
  • 기자명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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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돈 내고 다니는 도로에서 ‘길막’?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인천대교의 통행료는 소형차 5,500원 중형차 9,400원입니다. 적지 않은 통행료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편리한 데다가 경치까지 예뻐서 많은 운전자가 인천대교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유명합니다.



비싸지만 빠르기 때문에 인천대교를 건너 출퇴근하시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비싼 만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만약 인천대교를 이용한 출근길이 도심지 한복판보다 더 더디었다면 운전자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아마 분노가 폭발하지 않았을까요?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최근 블랙박스 영상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인천대교에서 편도 3차선을 모두 차지하며 저속주행하고 있는 승합차 3대가 찍힌 영상이었습니다. 이 승합차 세대 때문에 뒤에 있던 차들은 서행할 수밖에 없었고 출근길에 지장이 생겼습니다. 이 영상을 본 수많은 보배드림 이용자들은 분노했습니다.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급속히 퍼져 나갔습니다.



길막의 원인은 ‘광고 촬영’

사람들이 더 화가 난 부분은 인천대교에서 길막을 하고 있던 승합차 3대가 모두 광고 촬영 중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자동차용품 생산업체인 불스원에서 이 광고를 의뢰했고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은 인천대교 관리팀에 협조를 얻어서 길을 막으며 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광고대행사 이노션은 3월 13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전 8시 30분까지 광고 촬영을 진행하였습니다. 편도 3차로를 모두 차지한 채 시속 60km로 달렸죠. 하지만 이 차량이 광고 촬영 중이라는 사실을 뒤 차량이 알 수는 없었습니다. 그 어떤 안내문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영문도 모르는 뒤 차량 운전자들은 분통을 터뜨렸고 촬영 중인 차량을 추월하기 위해 좁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되었습니다.



계약 내용과 달랐던 촬영 현장

이번 광고 촬영을 허락한 ‘인천대교주식회사’는 촬영 현장이 원래의 계약조건과 달랐다고 설명합니다.
“차량 2대를 이용해서 1개 차로에서 정속 주행하겠다.”



그러나 실제로는 보시다시피 편도 3차선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출근길 통행자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이 그저 의뢰인의 촬영만 생각했던 무례한 행동이었습니다. ‘인천대교주식회사’는 CCTV를 통해서 이를 확인하고 철수를 요청했지만 광고 대행사는 반복된 철수 요청에도 반대 방향으로 똑같이 촬영을 강행하였습니다.


재빠른 사과. 논란에 불만 붙여

이번 사건의 광고주인 ‘불스원’은 차량 엔진관리용품 부문에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입니다. 자동차 운전자가 아니더라도 여러 광고를 통해서 익숙하게 알고 있는 회사이죠. 시장점유율이 무려 90%에 달하며 지난해 매출은 1050억 원을 달성하였습니다. 큰 기업답게 불스원은 빠르게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을 게재하자마자 소비자들은 더 크게 분노했습니다. (관련기사 - 컴버배치 실언 사태에서 배우는 제대로 된 사과법)


"업계의 관행이라고는 하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도대체 업계 관행이라는 말은 왜 붙인 것인지 저는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더 큰 욕을 먹자 불스원은 두 번째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경찰에서는 이번 '인천대교 길막 촬영'이 법에 저촉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 되는지 여부 이전에 다른 통행자를 배려하지 않은 무례한 촬영과 바다 한복판에서 다른 운전자의 안전까지 위협했다는 사실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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