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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2개와 맞바꾼 야구장

  • 입력 2014.12.06 20:15
  • 수정 2014.12.06 20:39
  • 기자명 잡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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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김성일 창원시의원의 계란 투척 사건이 세간의 화제였습니다. ‘폭행과 모욕’ 혐의로 고발당한 김성일 시의원은 1심 재판에서는 풀려났지만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 받음으로써 오갈 데 없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의민주주의와 지방자치제도 핵심 기능을 하는 의회에서 계란을 시장에게 던져 시장의 공무집행을 방해했다. 통상적인 공무집행방해보다 죄질이 중하다."며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한 폭력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행위여서 그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50일 이상의 구금생활 동안 반성하며 통합 창원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한 점, 안상수 시장과 창원시의원들의 탄원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김성일 시의원, 의원직 지키기 위해 몸 낮추었을까?

김성일 시의원은 1심 재판 결과에 따라 석방되었지만,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2심, 3심을 통해 최대한으로 형량을 낮추지 않으면 안 될 상황입니다. 끝내 형량을 낮추지 못하게 되면 대법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만 의원직을 수행하게 되겠지요.

따라서 김성일 시의원은 앞으로도 더욱 몸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김성일 시의원은 석방된 후 창원시의회에 출석하여 신상발언을 통해 시장과 동료의원 간부 공무원에게 용서를 구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안 시장과 동료 의원, 간부 공무원이 바쁜 일정에도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번 일을 거울삼아 의회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그는 수감 생활 중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며 안 시장에게 사과하는 의미로 108배를 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중앙 정치권의 퇴물 낙하산이라고 생각하였던 안상수 시장에게 된서리를 맡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사건 초기만 해도 "결코 사과할 일이 아니다.", "폭력이 아니라 망신을 주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가 재판 과정에서 완전히 꼬리를 내린 형국이 되었습니다.



독립 투사처럼 나섰지만 용두사미로 끝나

매우 초라한 행색이 되었지만 김성일 의원 개인 문제는 이렇게 일단락될 것으로 보입니다. 야구장 이전 문제로 분노한 진해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진해를 위해 계란 2개를 들고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처럼 나섰던 김성일 시의원이 구속과 재판 과정에서 '전향'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진해 시민들에게도 환영 받기 어려운 입장이 되었고 동료의원들이나 창원시 공무원들에게도 우스운 사람이 되어버렸지요.




김성일 시의원의 계란 투척으로 야구장 문제는 완전히 묻혀 버렸습니다. 남은 건 김성일 시의원의 구속 수사, 재판, 반성, 탄원 그리고 안시장의 용서(?)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뿐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촉발시킨 안 시장은 완전히 면죄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코스프레(?)로 확실한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진해 주민들입니다. 주민들은 김성일 시의원의 ‘화풀이성’ 계란 투척 때문에 야구장을 빼앗기고도 제대로 항의조차 못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진해 시민들은 자신들의 뜻과 상관없이 계란 2개와 야구장을 맞바꾼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구속과 재판과정에서 돌변한 김성일 시의원의 초라한 모습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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