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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피터] 제주 '핑크뮬리'를 찾는 분들에게 드리는 간곡한 부탁

  • 입력 2021.10.16 12:54
  • 수정 2021.12.18 21:25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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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뮬리 명소를 소개하고 있는 제주도 공식 관광정보 포털 '비짓제주'

가을에 제주를 오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핑크뮬리'’(Pink Muhly)밭입니다. 분홍색으로 뒤덮인 드넓은 핑크뮬리밭에서 찍은 인증샷은 SNS에 올리기 너무 좋아 제주의 관광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원래 가을 제주의 명소는 억새였습니다. 억새 물결을 보기 위해 오름을 찾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핑크뮬리가 예쁘다는 소문이 돌면서 카페나 관광지마다 앞다퉈 심으며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핑크뮬리' '생태계위해성 2급 식물'이라는 것입니다. 1급이 아니기 때문에 생태계를 파괴시키거나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핑크뮬리 한 다발에는 씨앗이 7만개 이상 들어 있어 언제라도 주변 지역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편이라 확산도 빠릅니다.

 

당장 핑크뮬리가 위험하지는 않지만 제멋대로 퍼진다면 오름 주변 억새밭은 물론 제주 도내 토종식물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조경용으로 심은 핑크뮬리 2313( 700) 1,300㎡를 제거하거나 교체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제주 도내에는 12곳 이상의 핑크뮬리 명소들이 있습니다. 관광사업 특성상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내년에는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카페나 관광지마다 돈을 벌기 위해 핑크뮬리를 심고 있지만 처벌규정이 없어 행정당국에서 강제로 제거하거나 단속하기는 어렵습니다.

 

제주을 찾는 관광객들이 핑크뮬리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제주의 아름다움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핑크뮬리밭에서 인증샷을 찍을 때는 되도록 밭 한복판보다는 통로나 밖에서 촬영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밭에 들어가거나 지나갈 때에는 손으로 꺾거나 털지 말아야 합니다.

 

핑크뮬리는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기 때문에 함부로 꺾거나 가져가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에는 씨앗이 묻어 있을 수 있으니 옷을 털거나 발을 잘 닦아줘야 합니다.

 

핑크뮬리는 나쁜 식물이 아닙니다. 마구잡이로 핑크뮬리를 심어놓고 제대로 관리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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