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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피터] 정신 못 차린 MBC, 축구중계 자막에 “고마워요 마린”

  • 입력 2021.07.26 10:29
  • 수정 2021.12.19 12:14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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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올림픽 축구경기 MBC 자막. 온라인 커뮤니티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에 부적절한 자막을 사용해 사과를 한 MBC가 축구경기 중계 도중 또다시 자막으로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7 25일 오후 MBC는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예선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를 중계방송했습니다.

 

전반 27분 한국 선수가 찬 공이 루마이나 마린 선수의 발끝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MBC는 전반전이 끝나고 중간 광고가 시작되자 우측 상단에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장면을 캡처한 이미지와 함께 "MBC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없다", "미개한 MBC" 등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대통령 암살· 폭동·피자가 국가 소개? MBC의 무례한 중계 자막

 

 

 

▲도쿄올림픽 개회식 당시 MBC가 내보낸 선수단 소개 사진. MBC 화면 캡처

이틀 전인 23일에도 MBC는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생중계하면서 출전국가를 소개하는 자료 화면에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해 전세계적으로 논란을 빚었습니다.

 

MBC는 루마니아를 소개할 때 자료 화면에 영화 '드라큘라'의 한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던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내보냈습니다.

 

아이티 선수단에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엘살바도르 선수단은 '비트코인' 사진을,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은 '양귀비' 운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이탈리아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피자를 노르웨이는 연어, 멕시코는 타코 등의 음식 사진을 내보냈습니다.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 경기에 사망자만 3500여명이 넘고 피폭 희생자가 40만명이나 되는 사고 사진을 내보낸 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통령 암살과 비트코인, 양귀비, 피자, 연어 사진 등을 내보낸 것은 해당 국가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인터넷에 나온 정보를 조악하게 조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언론들은 MBC의 무례하고 예의 없는 국가 소개 자막을 앞다퉈 보도했고, 대한민국은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중징계 받았지만 정신 못 차린 MBC

 

 

 

MBC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문과 국문 사과문. MBC 홈페이지 캡처

 

MBC는 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이 끝난 뒤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고, 이 밖에 일부 국가 소개에서도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다"고 밝혔습니다.

 

홈페이지에는 영문과 국문으로 된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MBC "문제의 영상과 자막은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당사국에 대한 비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과정도 부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영상 자료 선별과 자막 정리 및 검수 과정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스포츠 프로그램 제작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 유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수단 입장 때 MBC가 내보낸 국가별 소개 자막들. MBC 화면 캡처

 

MBC가 사과문을 게재하고 후속 대책을 밝혔지만 시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이 방송사의 무례한 자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M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에서도 차드를 가리켜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 ' 영국령 버진제도는 '구글창업자 결혼식 장소', ' 짐바브웨는 '살인적 인플레이션', 키리바시는 '지구온난화로 섬이 가라앉고 있음' 등의 부적절한 자막을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에 중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조치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사건이 13년 만에 다시 벌어진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하게 자료 화면이나 자막을 만든 직원만 처벌할 것이 아니라 방송사 사장이나 대표가 물러나야 할 중대 사안입니다.

 

실제로 일본 니혼TV 사장은 허위 증언에 따른 단 한 건의 오보에 책임지고 사퇴했습니다. 정치인 성범죄 오보를 보도한 영국 공영방송 BBC 사장 조지 엔트위슬은 "방송국의 최고 편집권자로서 '뉴스나이트'가 보여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unacceptable) 언론 보도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명예로운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라며 사퇴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기본법에는 언론의 자유만큼 공적 책임 또한 강조하고 있습니다. 방송사가 충분한 책임지지 않는 한 비슷한 사건은 또다시 벌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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