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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확진자 줄었으니 출근하지 마라” 간호사 8명 해고

  • 입력 2021.01.28 14:24
  • 수정 2021.01.28 14:25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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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청 홈페이지 신문고에 올라온 제주 생활치료센터 관련 글. 제주도청 홈페이지 캡처

지난 24일 제주도청 홈페이지 신문고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간호사 면허가 있는 A씨는 제주 도내에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간호협회를 통해 생활치료 센터에 지원했습니다. 12월 말 제주도청에서는 4개월 단기 계약직으로만 채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신체검사, 보건증 검사, 코로나19 검사, 기타 서류 등을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1 10일쯤 제주도청은 13일부터 출근해야 하며 4개월간 제공되는 숙소에서 숙식을 해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A씨는 "확진자를 간호하는 업무 특성상 4개월 숙소 생활에 동의한다"며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집안일 등을 인수인계했습니다.

1 11일 오전 9 20분경 제주도청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확진자가 출어서 생활치료센터에 간호사가 필요 없어서 출근 안하셔도 된다"며 유선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습니다.

A씨는 "(제주도청은) 채용을 위해 각종 검사에 서류는 다 받아 놓고, 해고는 전화 한 통으로 끝냈다"면서 "마음먹고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던 진심까지 완전 묵사발당한 기분이다"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12 30일 생활치료센터를 방문한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도청 제공

지난해 12 30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서귀포시에 위치한 생활치료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원 지사는 "생활치료센터에 배치된 직원과 간호사 개인에게는 큰 희생이 따르는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인 만큼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격려했습니다.

제주도청은 원 지사 방문 이후 12일 만에 생활치료센터를 대폭 축소했습니다. 센터에 입소했던 코로나 확진자가 모두 퇴원했고, 도내 확진자도 점차 출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청은 공무원을 제외하고 배치됐던 의사, 간호사, 경찰, 소방 인력 등을 대부분 복귀시켰습니다. 추가 채용 예정이었던 간호사 8명도 모두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이중 2명은 제주도외 지역 지원자였습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 등을 위한 간호사 모집을 했던 대한간호협회 제주도간호사회 송월숙 회장은 "간호사 수가 부족한 데도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해 왔는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상당히 유감스럽다"면서 "제대로 된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선 간호사들 역시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전했습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갑자기 생활치료센터 축소 등의 상황이 발생해 전화로 양해를 구했다"면서 "백신접종 센터가 개소하면 해당 간호사들을 가장 먼저 채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가 코로나19에 대비해 간호사를 모집했다가 구두로 계약해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민 사회는 '돈이 아까워서 그랬냐', '만약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나면 이제 누가 오겠냐' 며 분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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