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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민 가족이 부산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

  • 입력 2020.12.22 17:19
  • 수정 2020.12.22 17:20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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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트레이트' 캡처

현직 국회의원의 부친이 재산편법 증여 의혹을 취재하는 MBC 기자에게 보도를 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3천만 원을 제공하려 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습니다.

20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국민의힘 전봉민(부산시 수영구) 의원이 설립한 회사가 부친의 회사인 이진종합건설로부터 도급공사와 아파트 분양 사업 등의 일감을 몰아 받아 매출이 급성장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취재 도중 전 의원의 부친인 전광수 이진종합건설 회장은 기자에게 “(취재) 경비라도 몇 백, 몇 천 안 들어갔겠나. 내가 준비를 할게. 딱 둘이만 그리하고. 좀 도와줘라”라며내가 한 세 개를 맞춰올게. 3천만 원 갖고 올게. 아니, 내가 그냥 되는 것도 아니잖아. 만들어 올게라고 말했습니다.

12년 만에 재산 125배 증가, 부산시의원 시절 특혜 논란

전봉민 의원은 21대 초선 의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등록했습니다. 신고한 재산만 무려 914억원이었습니다.

전 의원은 아버지가 대주주로 있는 이진종합건설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자본금 6 8천만원으로 동수토건과 이진주택을 설립했습니다. 현재 전 의원이 보유한 이진주택과 동수토건의 비상장 주식은 총 858억원입니다. 10년 만에 재산이 125배로 불어난 것입니다.

▲전봉민 의원 가족이 보유한 건설회사들의 지분 구조. 민주당 장경태 의원실

2015년 이진종합건설이 지분의 10%, 동수토건과 이진주택이 각각 지분의 45%을 보유한아이제이동수는 부산 서구(송도) 1,300여세대 주상복합아파트이진베이시티사업을 추진합니다.

이진베이시티는 69층짜리 초고층 건물로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높은 주상복합아파트입니다. 분양 총액이 1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건설 사업입니다.

전봉민 의원 가족이 지분을 보유한 아이제이동수는 이진베이시티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주거비율이 50%에서 80%로 상향 조정되면서 엄청난 특혜와 개발 이익을 얻게 됩니다. 해당 사업을 추진하는 기간 전봉민 의원은 부산시의원으로 재직했습니다.

이진베이시티관련 부산시, 부산서구청 인허가 문서. 민주당 장경태 의원실

올해 10월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이진베이시티는 총 1,368세대의 분양수입만 1조원이 넘는 대단위 사업이라며서구청과 부산시를 거치는 과정의 어느 하나도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지구단위계획 변경부터 주택건설사업 승인까지 5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은 경이롭기까지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장 의원은 “4개 가족회사의 지분관계와 거래내역만 봐도 4개 회사는 한 몸이다. 실제로 이진종합건설과 이진주택, 동수토건은 한 건물에 위치하고 심지어 이진주택과 동수토건은 등본상 사업장 주소도 같다면서마치 박덕흠 의원의 가족회사를 보는 듯하다고 꼬집했습니다.

당시 부산시는 서구청의 요청으로 이진베이시티 앞 방재호안 길이의 연장과 사업 시행을 5년이나 미리 앞당기는 계획이 포함된 신청서를 해수부에 제출하면서 또다른 특혜 의혹을 받았습니다. 국감에서 장 의원은이 모든 특혜 의혹을 밝히기 위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봉민 의원 가족이 부산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

▲전봉민 의원의 부친인 전광수 이진종합건설 회장의 인터뷰 기사와 이진베이시티 사업을 소개한 부산일보 기사들. 부산일보 캡처

전봉민 의원이 부산시의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부산 지역 언론에는이진종합건설관련 기사가 특집 또는 인터뷰 형식으로 자주 보도됐습니다.

2015년 부산일보는 [CEO 라운지] 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전 의원의 부친인이진종합건설 전광수 회장인터뷰 기사를 내보냅니다. 기사에는 마치 위인전처럼 전 회장의 성공담이 담겨 있었습니다.

부산일보는 그해 11월에는 서부산에도 초고층 건물 들어선다면서 이진종합건설이 추진하는이진베이시티사업을 자세하게 보도합니다. 다음 해인 2016 1월에는부산 송도해수욕장에 5성급 호텔 생긴다는 제목으로이진베이시티와 연관된 사업을 소개합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4월에는 [부산 건설사 열전]이라며 전 회장의서부산 초고층시대 우리가 엽니다를 제목으로 이진베이시티를 또다시 자세하게 보도해줍니다. 관련기사 대부분의 바이라인은 부산일보 임태섭 기자였습니다. 같은 기자가 여러 차례 전광수 회장과 이진종합건설이 추진하는이진베이시티기사를 작성한 것입니다.

아버지 전광수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이진종합건설은 아들이 시의원에 당선된 뒤 매출이 5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전 의원은 건설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용도변경을 관할하는 해양도시위원회 위원이었습니다. 이 기간 부산 지역 언론은 마치 홍보 대행사처럼 전 회장이 추진하는 사업을 자세하게 보도했습니다.

전봉민 의원 가족이 부산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을 자세히 보면 지역 토호세력이 정치권력의 특혜를 받고 언론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1970년대 강남 개발 모습과 매우 비슷합니다.

이번 사건은 부산 지역의 적폐를 또 한 번 보여주는 재 2의 엘시티라 할 수 있습니다. 전봉민 의원의 거취와 무관하게 철저하게 수사해야 할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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