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만 봐선 손님이 없는 이유를 알기 어려웠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은 15번 방문할 동안 홀 손님이 딱 한 명 왔었다고 귀띔했다. 불판 위에 올려진 야채곱창의 비주얼은 나름 괜찮아 보였다. 공릉동 곱창집을 찾은 백종원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의문은 곱창 한 점을 입안에 넣자 금세 풀렸다. 몇 번 씹지 않아 백종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더니 먹던 곱창을 뱉었다.


“난 음식을 웬만해선 안 뱉는데…”


그 정도로 심각했던 걸까. 상황실에서 지켜보던 사장님 부부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백종원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곱창을 좋아하는 정인선을 호출했다. 자신의 입맛이 일반적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곱창이 ‘최애 음식’인 정인선의 반응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연거푸 한숨을 내쉬던 정인선은 결국 휴지를 손에 집고야 말았다. 입안에서 가시지 않는 쿰쿰함은 덤이었다.


윤기도, 맵기도 적당해 보였던 곱창에선 돼지 누린내가 났고, 양념도 간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싱거웠다. 사정이 이러한데 손님이 있을 턱이 없었다. 도대체 어떤 곱창을 쓰고 있었던 걸까. 사장님은 원래 20근에 62,000원의 최상품 곱창을 납품받았지만, 장사가 잘되지 않자 44,000원짜리로 바꿨다고 털어놓았다. 솔루션의 출발은 문제의 곱창을 바꾸는 것부터였다.





<골목식당>에 출연한 식당들은 당연히 장사가 잘되지 않는 곳이다.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안타까운 건 대부분의 식당이 그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 돌린다는 점이다. 가령, 경기가 침체해서 손님이 줄었다는 주장을 생각해보자. 물론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 외식비부터 줄이기 마련이니 영향이 없진 않겠으나 그게 <골목식당>의 식당들이 손님들이 떠난 이유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관찰 카메라를 통해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식당들의 민낯을 너무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맛이 없는 건 너무 흔한 일이다. 위생 관념, 손님 응대에 무지한 사장님도 상당히 많았다. 무엇보다 식재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공릉동의 곱창집은 원가를 아끼려 싼 곱창을 써서 문제가 됐고, 홍제동의 팥칼국숫집도 중국산 팥으로 바꾼 뒤 없던 쓴맛이 생겼다.


곱창집에 앞서 들렀던 삼겹구이집도 식재료에 문제가 있긴 마찬가지였다. 간장삼겹구이는 고기를 재워놓은 지 약 10일이 지났고, 매콤삼겹구이는 무려 한 달이 넘은 상태였다. 백종원과 김성주는 잡내가 엄청나다며 입안의 고기를 뱉었다. 그런 음식을 손님들에게 판매한다는 게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쯤 되면 손님이 없다고, 그 원인을 경기 탓으로 돌리기 민망한 수준 아닌가.





‘내 가게에 잘못된 부분이 있는 건 아닌가?’, ‘혹시 음식의 맛이 퇴보한 건 아닐까?’, ‘식재료에 문제가 있진 않을까?’ 등 문제의 원인을 내부로 돌리기에 앞서서 손쉽게 외부로 돌린 가게는 언제나 쉬운 답을 채택한다. 인건비를 줄이고 식재료 가격을 낮춘다. 원가를 절감해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악순환의 시작에 불과하다. 늪에 빠진 것이다.


종업원이 줄어들면 서비스의 질이 나빠지는 건 당연하고, 그에 따른 손님들의 불편은 불가피하다. 식재료의 단가를 낮추면 음식의 맛에 결정적인 타격이 된다. 저렴한 곱창에선 구린내가 나기 마련이고, 가격이 쌍 중국산 팥에서는 쓴맛이 배어 나오기 마련이다. 위기에 투자를 늘리(거나 유지하)긴 힘든 일이지만, 위기에 기가 눌려 기본마저 잃어버리면 그 이후론 아예 답이 없다.


<골목식당>에 등장하는 식당들을 보며 요식업의 기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위생 상태, 손님 응대, 양질의 식재료는 결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제주도에 터 잡은 ‘연동’(과거 ‘포방터 돈가스집’) 사장님만 봐도 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지 않던가. 탓을 하려면 우선 기본은 갖춰놓아야 한다. 소비자는 정직한 법이다.



직썰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