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리공관 직원 및 인근 주민들에게 감사를 인사를 전한 이낙연 총리 ⓒ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캡처



1월 10일 이낙연 총리가 페이스북에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이별을 앞둔 서울 총리공관 가족들. 경호팀, 경비팀, 관리팀. 경호팀에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성추행범을 잡아 경찰서에 넘긴 직원도. 2년 8개월 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번 주에 정세균 총리 후보자의 인준 표결이 예정돼 총리 공관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것입니다. 이 총리는 공관에서 막걸리와 떡을 함께 나눴던 공관 주변 주민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남겼습니다.


총리 공관을 떠나는 이낙연 총리가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을 정리했습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역대 최장수 총리



▲ ‘역대 최장수 총리’ 정일권 전 총리는 무려 6년 넘게 재직했다. ⓒ국무총리실 홈페이지 캡처



대한민국 역대 최장수 총리는 정일권 전 총리입니다. 1964년 5월 10일부터 1970년 12월 20일까지 무려 6년 225일 동안 총리로 재직했습니다.


정 전 총리가 6년 넘게 총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재와 연관이 깊습니다. 만약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장기 집권을 하지 못했다면 정 전 총리의 임기도 오래 유지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제한됐습니다. 이때부터 총리의 임기는 2년을 채 넘기지 못했습니다.


이전까지 이명박 정권 당시 김황식 총리가 2년 148일 임기로 최장기 총리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이낙연 총리가 2년 227일(2020년 1월 13일 기준)간 총리로 재직하면서 직선제 이후 최장기 총리가 됐습니다.




“현장에 가라” 달고 살던 ‘현장 총리’



▲ ‘가뭄 피해지’ 경기 안성에서 저수지 바닥을 살피기 위해 밧줄을 타고 내려가는 이낙연 총리 ⓒ연합뉴스



이낙연 총리는 흔히 ‘현장 총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회의 때마다 “현장에 가라”라는 말을 달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총리는 ‘현장’을 자주 방문했습니다. 취임 다음 날인 2017년 6월 1일에는 가뭄 피해 지역인 경기도 안성시를 찾았습니다. 당시 이 총리는 가뭄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밧줄을 타고 안성 마둔저수지 바닥으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총리는 강원 속초·고성 산불 피해 현장, 강원 삼척 태풍 피해 지역, 경북 포항 지진 현장 등 재난 재해 현장은 물론, 경제·산업 현장 등을 찾아다녔습니다.


이 총리는 임기 마지막 주말인 11일에도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경북 울진을 다시 찾았습니다. 




대정부 질문 때마다 돋보였던 달변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 이미 한미 동맹 관계는, 신뢰 관계는 금이 갈 대로 간 이후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그것도 임시 배치하는 거 가지고 더 이상 굳건한 안보, 운운하지 마세요. 양심이 있다면 그런 이야기 하면 안 되는 거예요.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통화하면서 한국이 대북대화 구걸하는 거지 같다는 그런 기사가 나왔겠습니까. 미국에게는 척지고 중국에게는 발길 차이고. 북한에게는 무시당하고. 결국 ‘왕따’ 신세만 자초한 거 아닙니까?


이낙연 국무총리 “네, 저는 김성태 의원님이…”


김성태 “잠깐만 이야기 들어보세요. 전략적 ‘왕따’가 문재인 정권 안보전략인지 이제 답변 한 번 정확하게 함 해보세요!”


이낙연 “예. 김성태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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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음이 명백해졌습니다. 원래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낙연 “핵을 쏘고 미사일을 쏘는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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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 “자꾸 말을 돌리고 이상한 말을 하니까 국민들이 지금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걸 믿지 않는 것 아닙니까?”


이낙연 “의원님, 제 의견을 물으셨잖습니까? 제가 답을 드리고 있습니다. 듣기 싫다면 답을 안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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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 “평양이죠? 태극기 어디 갔습니까? 대통령이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게 아니겠어요?”


이낙연 “역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오신다면, 서울 한복판에 인공기를 휘날릴 수 있겠습니까?”


많은 사람이 이 총리를 두고 ‘달변가’라고 평가합니다. 이 총리는 대정부질문 때마다 정부를 향해 쏟아지는 질문 공세를 잘 막아냈습니다. 


이 총리는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을 침착하게 받아내면서 많은 사람에게 큰 인상을 남긴 바 있습니다.


우문현답 또는 사이다 발언으로 막아내면서 정치인 화법의 품격을 한 단계 올렸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차기 대선 후보 1위’, 가짜뉴스에 시달리기도


이 총리는 4·15 총선에 정세균 총리 후보자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에 출마할 예정입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가 잠정 결론났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1, 2위를 다투는 만큼 두 사람의 대결이 벌써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 승패에 따라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총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종로에서 황 대표와 맞붙어도 괜찮다는 뜻을 전한 바 있습니다.



▲이 총리가 베트남에서 썼던 방명록 글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썼던 글로 둔갑해 퍼지고 있다.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 총리의 총선 출마가 확실해지면서 그를 둘러싼 가짜뉴스가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총리와 관련된 대표적인 가짜뉴스는 2018년 9월 베트남 방문 당시 쩐 다이 꽝 주석 장례식에 참석해 그가 쓴 방명록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편지로 둔갑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페이스북에 “선거철이 다가오는군요. 또 이런 짓을 합니다”라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이제 이 총리는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내려두고 국회 재입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낙연 총리는 2년이 넘게 지내왔던 총리 공관을 떠나고, 자신의 발판이었던 전남이 아닌 서울에서 새로운 출발을 합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 그가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기여한다면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직썰 필진 아이엠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