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필리버스터 관련 질문에 답변 중인 나경원 원내대표 ⓒ연합뉴스



11월 29일 ‘민식이법’ 등이 자유한국당의 무더기 필리버스터 (무제한 토론) 신청으로 무산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이와 같은 민생법안 등을 볼모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며 역풍을 맞았습니다.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월 1일 오후 1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민식이법은 애초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었다.”


나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차례 반복한 말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민식이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를 열지 않았다며 모든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예상했는지 이미 오전 11시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얘기를 했습니다. 두 사람의 주장을 종합해 누구의 말이 거짓말인지 살펴봤습니다.




나경원 “민식이법 통과 전제, 필리버스터 보장하라”



ⓒ자유한국당 페이스북



나 원내대표는 민식이법 통과를 막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식민식이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본회의를 개최하고 5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보장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미 그 자체로 민식이를 두 번 욕보이는 폭력이다. 민식이법을 정쟁의 볼모로 삼는 비인륜적 형태임을 스스로 고백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나?



▲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 중인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총 199개 안건 전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습니다. 필리버스터는 한 개의 법안에만 신청해도 충분합니다. 굳이 199개 법안 모두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에 대해 이인영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에게 “왜 199개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느냐”라고 물었더니 “잘 몰라서 그랬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이 발의한 법안까지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이유를 묻자 “전략적 판단”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발상은 199건 모두를 수중에 넣은 다음 10일까지 법안 하나를 상정해 필리버스터를 하고, 여론을 살펴 가면서 자기들 마음대로 법안을 하나씩 풀어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은 불법이 아닙니다. 다만, 모든 법안을 손에 쥐고 마음에 들면 풀어준다는 전략 자체가 이미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도구로만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인영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 글쎄???



▲ 12월 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민식이법 통과를 누가 막고 있느냐를 판단하는 자체가 웃긴 일입니다. 왜 민식이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자유한국당으로 인해 막혀 있는 예산안, 민생법안, 패스트트랙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찬성한다고 말했지만, 자동 상정되는 유치원 3법 등 또다시 필리버스터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을 묻는 본 기자에 질문에 대해선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준비한 전략은 많지만 혹시라도 자유한국당이 알면 그에 따른 대책을 세울 수 있어, 지금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앞으로 어디까지 막 나갈지, 민주당은 그 폭주를 어떻게 막을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민생법안 등이 본회의 처리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여야가 서로 싸우는 자체도 정치의 일부분입니다. 무조건 나쁘다고 단죄를 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식으로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직썰 필진 아이엠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