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비건’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가장 엄격한 형태의 채식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동물 보호의 의미도 내포돼 있습니다. 즉, 먹는 것뿐만 아니라 동물을 이용해서 만드는 각종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포함됩니다.


비건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동물의 털과 가죽으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가죽 대신 패브릭을 애용하거나 에코백과 같이 탄소 발생을 줄이는 제품을 사용합니다.


지금까지 패션업계에서 동물은 필수적인 원료 공급처였습니다. 동물의 가죽과 털을 이용해 핸드백, 옷을 만드는 등 패션의 주요 소재로 널리 사용했습니다. 즉, 패션업계에서 동물의 가죽과 털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청난 손해를 입는다는 말과 상통합니다.


“내년부터 동물 모피 사용을 중단한다”


유명 명품 브랜드 ‘구찌(GUCCI)’는 '2018년부터 동물 모피 사용 중단’이라는 선언을 통해 큰 화제를 낳았습니다. 해당 정책을 통해 내년부터 구찌는 여우와 밍크, 토끼, 라쿤 등의 동물 모피를 사용하지 않게 됐습니다. 모피 반대 연합의 지침에 따라 양, 염소, 알파카 등의 모피는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찌의 이러한 결정은 비즈니스적인 책임과 계획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브랜드 '구찌'의 베스트셀러 아이템 모피 블로퍼(캥거루 털로 제작)



최근 비건을 지향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모피 사용에 반대하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다수의 기업 사이에서 윤리성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분별한 모피 사용은 오히려 기업 이미지와 매출에 점차 큰 타격을 입힐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모피 사용 중단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구찌와 같은 인지도 높은 브랜드가 이를 선도한다면 그에 따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한편 패션 업계에서도 모피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스텔라 매카트니를 비롯한 아르마니, 휴고 보스 등도 모피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캘빈 클라인과 토미 힐피거, 자라, H&M 등도 동참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몇몇 브랜드의 솔선수범에도 불구하고 아직 패션 업계에서 모피 사용 중단의 변화는 미비한 상태입니다. 지난 2016년 가을, 세계적인 패션의 도시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네 도시에서 패션 위크가 개최됐습니다. 당시 참가 브랜드 70% 이상이 모피 제품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아직도 대다수의 패션 브랜드는 다양한 수요를 채우기 위해 모피를 적극 사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피로 많이 쓰이는 라쿤



FETA에 따르면 모피로 희생되는 동물의 85%는 공장식 사육의 희생양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개 밍크, 여우, 토끼, 라쿤의 순으로 사육되고 있는데요. 해당 동물들은 철창에 갇힌 채 혹독한 환경 속에서 마구잡이로 사육되고 있습니다.


공장식 사육은 동물들의 생태적 습성을 억압하며 처참한 환경 속에 동물들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야생에서 본능대로 살아가던 동물들은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로 인해 자해하기도 하며, 동족을 잡아먹기도 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최상급 모피를 얻기 위해 산채로 털을 벗겨내는 등 잔인한 도살 방식 또한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과도한 욕심으로 인해 잔인하고 무분별하게 희생되고 있는 수많은 동물들. 구찌와 같은 유명 브랜드에서 주도적으로 모피 사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나야 하며, 소비자들 또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