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부녀를 다룬 영화 <미스 프레지던트>가 10월에 개봉합니다. 지난 8월 24일 울산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첫 시사회에서는 250석이 꽉 차면서 70여 명은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만큼 반응이 뜨거웠다는 말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모임인 ‘박사모가족’ 등은 단체 관람하면서 눈물을 쏟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박정희 부녀 다룬 <미스 프레지던트> 첫 시사, 눈물의 만원사례)


많은 사람이 <미스 프레지던트>가 박정희-박근혜 부녀를 추억하는 찬양 영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는 기막힌 반전이 숨어 있었습니다.






Miss가 아닌 Mis


영화의 제목 <미스 프레지던트>를 한글로 읽으면 결혼하지 않은 대통령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 포스터의 영문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의미하는 ‘Miss’가 아닌 ‘Mis President’입니다. ‘잘못된, 나쁜’이라는 뜻으로 일부에서는 ‘나쁜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옵니다.




영화 개봉일이 10월 26일


<미스 프레지던트>의 개봉일은 10월 26일입니다.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망일입니다. 반대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 전 대통령을 암살한 날이기도 합니다.


김재규 부장은 항소이유보충서에서 ‘10.26 이후 유신체제는 완전히 무너졌다’며 ‘민주회복을 위한 혁명이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영화 개봉일 10월 26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일이기도 하지만, 유신독재가 사라진 날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MB의 추억, 쿼바디스 등을 연출한 감독


<미스 프레지던트>는 이명박 정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을 연출한 김재환 감독의 작품입니다.


김 감독은 교회를 비판한 <쿼바디스>와 맛집 방송의 문제점을 다룬 <트루맛쇼>를 연출했으며 최승호 기자가 감독한 <자백>의 프로듀서이기도 합니다. <자백>은 간첩 사건을 조작한 국정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의 영화는 대부분 반 권력적인 성향을 띠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 감독의 전작을 살펴본다면 <미스 프레지던트>가 그저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영화로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 한복을 입은 사람이 박정희 동상에 절을 하는 모습




박정희 신화의 분석과 퇴마의식


네이버 영화에 나온 <미스 프레지던트>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죽을 만큼 사랑합니다”


청주에 사는 농부 조육형 씨는 매일 아침 일어나 의관정제하고 박정희 사진에 절하며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한다. 새마을 운동 역군으로 자신의 존재를 불러주었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감사가 삶의 힘이고 사람의 도리라 여긴다.


울산에 사는 김종효 씨 부부는, 6.25 직후 동네마다 굶어죽는 사람이 흔하던 시절에 배고픔이란 원초적 공포를 해결해준 박정희 대통령만 생각하면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흰 한복을 입고 병든 자를 안아주었던 육영수 여사 이야기만 나오면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듯 슬픔과 추억에 잠긴다.


박정희 육영수의 딸 박근혜의 탄핵이란 충격적인 상황 앞에서 이들은 세상이 뒤집힌 듯한 혼란을 느끼는데…



영화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리켜 ‘위대한 영도자’라 칭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눈물을 흘리는 이들을 무조건 배척하지 않습니다.


김재환 감독은 영화를 통해 대를 이은 박정희 부녀의 신화가 어디서 나왔는지 추적합니다. 실제로 그는 지난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신 분석을 시도하려 했지만, 현직 대통령의 정신을 분석하겠다는 전문가가 없어 포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미스 프레지던트>를 놓고 극우 보수단체나 박사모 내부에서도 여론이 갈리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좌파의 꼼수’라는 의견과 함께 ‘그래도 박정희, 육영수 여사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김재환 감독을 인터뷰한 한겨레 남은주 기자는 “<미스 프레지던트>는 ‘박정희 신화를 떠나보내는 퇴막 의식 같은 영화이며, 그들에게 자긍심을 담보 잡힌 세대들을 진혼굿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미스 프레지던트>는 과연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물론, 영화를 해석하는 건 관객의 역할이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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