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마다 떠오르는 문장을 기록하고, 그러다 감상적인 글들도 남기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다.남들이 보면 창피할까봐, 펜을 잡기 귀찮아서 등등의 이유로 글 한 줄도 안 쓰고 머리에 담아놨다가 까먹기만 하는 당신을 위해서 에디터가 직접 글쓰기 앱 다섯 가지를 사용해봤다.


참고로, 다섯 가지 앱 전부 무료다.



1. 씀




애플 앱 스토어 2016년을 빛낸 최고작에 선정된 앱. 글을 쓰고는 싶으나 주제를 정하기마저 힘든 당신을 위해서 하루에 두 번, 아침 7시와 저녁 7시에 글감을 보내준다! 그 옛날 JYP의 2AM, 2PM과 같은 구성이다. 당신은 그 주제를 보고 연상되는 글을 적으면 그만이다. 수많은 글쓰기 앱 중에서도 단연 인기가 가장 많다.


보내주는 글감을 누르면 공개한 다른 사용자의 글도 볼 수 있다. 주제도 정해주는데 그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글까지 볼 수 있다면 당신의 막막하던 가슴도 아우토반처럼 뻥 뚫릴 것이다. 깔끔한 디자인은 덤이요, 자신의 글을 묶어서 발행하는 ‘모음’ 기능은 화룡점정이다. 당신도 김훈이나 고은이 될 수 있다. 다만 폰트와 글씨 크기가 정해져 있다는 점이 아쉽다.





editor' say


“솔직히 글이야 쓰고 싶죠. 그런데 뭐에 대해서 써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사실 좀 막막했어요. 거기다가 그 주제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글까지 한 눈에 볼 수 있으니 더 좋더라고요. 게다가 내가 써놓았던 글을 모아서 발행할 수도 있다니!”


 


2. 쓰샷




단순한 글 내용 이외에도 폰트, 배경, 글씨의 색까지 모두 고려하는 당신에게 어울리는 앱이다. 기본적으로 앱 자체에도 새벽 감성 폭발하는 예쁜 배경 사진들이 구비되어 있으며 입맛에 맞게 취사선택 가능한 글씨체도 구비되어 있다. 혹여나 노안이 있는 사용자들은 폰트 크기까지 키울 수 있다.


다만 글을 적을 만한 공간이 적기 때문에 짧은 글을 쓰거나 필사를 즐겨 하고픈 당신에게 적극 추천한다. 새벽마다 미친 듯이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감성 글들 사이에서 돋보이고 싶다면 더더욱 추천한다. 다만 앱 내에서 다른 사용자의 글을 볼 수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editor' say


“제 생각이 담긴 글보다 필사할 때 더 좋았어요. 짤막한 글들이 긴 글보다 이 앱에는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좋은 글귀를 예쁜 사진에 담아서 간직할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딱 좋았어요.”


 


3. 틈




앱을 설치하기 전부터 놀라운 구성에 무릎을 탁 치면서 설치한다. 하루 24시간을 아침 7시부터 오후 1시,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 저녁 7시부터 새벽 1시, 다시 새벽 1시부터 아침 7시까지 총 네 파트로 나눈다. 각 시간의 방에는 해당 시간에만 들어갈 수 있다.


하루의 각 조각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점에서 착안한 듯. 그래서 그런지 사용자들의 글이 묘하게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앱답게 해쉬태그도 걸 수 있으며, 흑역사 방지를 위한 하루 후 자동 삭제 기능도 있다. 참고로 필자는 새벽에 들어갔다가 그만 눈시울과 베갯잇을 동시에 적셨다. 같은 시간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글을 만나볼 수도 있다.





editor' say


“같은 시간에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고? 아침에는 누구나 출근하고 학교 가기 힘들고 점심에는 퇴근 생각을 해요. 저 혼자 아틀라스마냥 세상 힘든 거 다 짊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은 다 똑같구나하고 위안을 받았어요.”


 


4. 기억의 습작




‘기억의 습작’이라는 이름은 역시 임팩트가 강력했다. 귓가에 김동률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러나 묵직한 그 목소리와는 다르게 이 앱은 가볍게 글쓰기가 참 좋다. 화면을 아래로 당기면 바로 글을 쓸 수 있는 창이 나타나고 스윽 글을 적으면 끝이다.


타임라인식의 보기 편한 구성과 다른 사람들의 글을 한 번 터치에 볼 수 있다는 점도 매우 간편하다. 주로 길고 진지한 글보다는 조금 짧지만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적기에 좋다. 놀라운 것은 회원가입 시 필명을 랜덤으로 정해주는데 그 이름들이 모두 대문호들의 것이다. 그러나 원하는 이름이 있다면 직접 적기를 권장한다. 참고로 에디터는 10분간 헤밍웨이를 찾다가 안 나와서 결국 유교의 신, 공자님을 택했다.





editor' say


“나의 글, 다른 사람들의 글이 한 눈에 다 들어와서 좋아요.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이 맛있다는 글, 끈적끈적한 여름 아침이라는 짧은 글, 짧은 몇가지 시들. 모두 길지는 않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요. 내가 순간순간 느끼는 것들을 쓰면 다른 사람들도 내 글을 보고 고개를 끄덕일 것 같아요.”


 


5. 어라운드




첫 메인화면에서부터 무작위로 글을 보여주는데 자유주제다. 화면을 스와이프하면 바로 다른 글을 볼 수 있다. 사용자 상호간의 소통을 중요시 하다 보니 진지한 주제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스러운 글들도 올라온다. 그만큼 당신도 글을 쓰기 무척 쉽다. 다른 사용자를 구독하는 것도 가능하다. 밤에 잠이 안 오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가벼운 기록이나 소통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참고로, 다섯 가지의 어플 중에서 유일하게 글을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는데 가상화폐가 들어간다. ‘버찌’라고 부른다. 5개의 버찌가 필요한데 버찌는 타인의 글에 댓글을 달면 얻을 수 있다. 앱의 활성화를 고려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새벽 감성을 듬뿍 담아 댓글을 달아주자.





editor' say


“예전 피키캐스트나 초기의 모찌 같은 느낌? 다른 앱들보다 재미난 글들이 더 많이 올라와서 읽고 댓글 달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