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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선에 서다


반기문이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서면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박근혜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그가 여전히 문재인 등과 함께 유력 대선주자로 손꼽힌다는 사실은 일종의 절망감마저 느끼게 한다. 


여하튼, 최근 반기문은 엉터리 민생행보부터 시작해 현충원 방명록에 자소서(…)를 쓴 일, 촛불시위 현장을 방문하겠냐는 질문에 (누가 기름장어 아니랄까봐...) “기회를 봐서” 가겠다며 중언부언한 일 등 연일 여러모로 비판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비판 중 하나는, 전직 유엔 사무총장이란 직위를 대통령이 되겠다는 본인의 노욕에 동원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오늘 핫하게 떠오른 그의 퇴주잔 원샷(...)ⓒYTN 화면 갈무리



1946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안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무총장은 여러 정부로부터 비밀스런 상담역을 하기 때문에, 모든 회원국은 그에게, 적어도 퇴임 직후에는, 그의 비밀 정보가 다른 회원국을 당황시킬 수 있는 어떠한 정부 직위도 제안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사무총장 자신으로서도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Because a Secretary-General is a confident of many governments, it is desirable that no Member should offer him, at any rate immediately on retirement, any governmental position in which his confidential information might be a source of embarrassment to other Members, and on his part a Secretary-General should refrain from accepting any such position.


이 결의안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견해들이 있지만 굳이 결의안을 따지지 않더라도, 말 그대로 세계를 위해 일하는 ‘세계 공무원’의 수장인 유엔 사무총장이 직무 수행 동안 얻은 정보와 경험, 심지어 기밀 정보를 특정 국가에서 이용하는 일은 당연히 지양되어야 한다. 직무의 특성을 따져도 특정 국가의 대통령직보다는 세계적인 문제-기후 변화나 무역 문제, 난민 문제, 질병 문제 등-에 투신하는 게 훨씬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다. 만약 반기문이 이 결의안을 깬 전례를 남기게 된다면 앞으로의 룰도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이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있거나 어긴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성격의 규칙은 아닌지라, 반기문 측에서는 쌩까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총회 결의안을 쌩깐(!)다는 것이 뭔가 이상하지만 수ㄲ… 아니아니 죽어가는 보수의 참희망 반기문사마가 하시는 일이 그릇된 것일 리 없다. 따라서 우리는 유엔 총회 결의안은 쌩까도 된다는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데...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가 무시해도 되는 유엔 총회 결의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우리가 쌩(!)까도 되는 유엔 총회 결의안



1. 러시아 크림 반도 합병 무효 결의안





2014년 채택된 유엔 총회 결의안으로,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을 무효로 하고 우크라이나 영토 통합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같은 내용의 결의안이 안보리에 제출되었으나 당연히 러시아가 거부해서 부결됐다. 어쨌든 러시아는 이 결의안을 들은 척도 않고 크림 반도 전체를 문화, 정치적으로 병합하려는 시도를 계속 이어갔는데, 이것은 바로 반기문이 몸소 보여주었듯이 유엔 총회 결의안은 쌩까도 되기 때문이다.



2.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결의안



새삼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발언...ⓒMBC 화면 갈무리


62차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결의안은 10.4 남북 정상 선언의 충실한 이행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10여년이 된 지금까지도 전혀 지켜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명박과 박근혜는 대놓고 색깔론을 펴고, 남들에게 남북 정상 선언 같은 소릴 하면 삽시간에 빨갱이로 몰린다. 미사일에 핵실험을 빵빵 터트리는 북한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것은 바로 반기문이 몸소 보여주었듯이 유엔 총회 결의안은 쌩까도 되기 때문이다.



3. 사형집행 유예 결의안





유엔은 사형집행을 유예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은 기권했고 여전히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집행은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반기문을 총애하시어 미리 후계자로 점찍어두셨다가 함께 구렁텅이에 빠진 영애이시자 공주이시고 위대한 반인반신의 후계자이신 박근혜는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이는 그의 후계자 반기문으로부터 배우신 바와 같이 유엔 총회 결의안은 쌩까도 되기 때문이다.



4. 북한 인권 결의안



ⓒSBS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개선 촉구 의지를 담은 결의안이다. 박근혜 – 최순실 국정농단 스캔들이 터지기 직전 새누리당이 문재인이 북한에 사전 재가를 받았니 말았니 하면서 정쟁 수단으로 꺼내들었던 게 바로 이 북한 인권 결의안. 12년 째 계속 결의안이 나오고 있지만 북한은 꿈쩍도 안 하는데, 이것은 바로 반기문이 몸소 보여주었듯이 유엔 총회 결의안은 쌩까도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