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밝혀낸 최대 공신이라면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물론 많은 사람이 JTBC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 못지않은, 어쩌면 JTBC보다 더 결정적 역할을 해낸 의원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그의 활약은 갓민석으로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 그가 이번 파문을 세상에 밝혀내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해왔는지 살펴보자.




 


정유라 국가대표 부정 발탁 조사 중 발견한 그 이름, ‘최순실’


2014년 4월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질의자로 나선 안민석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 의원은 청와대가 2013년 정 아무개 선수의 승마 국가대표 발탁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경기 후 경찰이 직접 나서 승마협회 심판과 협회 관계자를 2차례 수사한 점, 경찰 조사 후 정 아무개 선수의 점수가 오른 정황을 볼 때 충분히 가능한 막장 시나리오였다. 정 아무개 선수는 경기 중 승마선수라면 해선 안 될 큰 실수도 저지른다. 하지만 당당히 태극마크를 몸에 단다. 무엇보다 승마 경기 조사에 경찰이 나선 게 수상하다. 생각해보시라. 축구 경기 후 오심에 항의하기 위해 축구협회 대신 경찰을 찾아가는 모습, 순siri스럽지 않은가?



스포츠 판정 시비를 체육협회가 아닌 경찰이 수사하는 헬조선 클라스.jpg ⓒMBC



안 의원은 그 배후에 청와대가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정 아무개 선수의 부모가 대단한 권력자라는 점도 폭로한다. 알다시피 정 아무개 선수는 정유라이며, 그의 부모는 정윤회-최순실이다. 안 의원 입에서 처음으로 최순실의 이름이 거론됐다. ‘정윤회 문건’ 작성자 박관천 경정이 권력 서열로 최순실을 꼽은 때(2015년 1월)보다 9개월 이른 시점이었다.



‘정윤회 문건’ 작성자로 알려진 박관천 경정. 그의 발언은 SNS 개드립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




[극혐주의] 정유라 비호하는 새누리당 7인방, 극딜 맞는 갓민석 ⓒYTN




굴러들어온 ‘늘품체조’의 정체는?


2015년 10월 문체부 주최로 ‘늘품체조’가 시연된다. 늘품체조는 국민체조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된 체조. 하지만 그 동작을 면면히 들여다보면 결코 완성도가 높다고 말할 수준이 아니었다. 시연회는 단순히 체조 동작을 선보이는 행사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 체조선수인 손연재, 양학선 등 많은 인사가 참여했다. 미심쩍은 게 이만저만 아니었다. 체조 시연에 앞장선 건 미스코리아 출신 헬스트레이너 정아름. 당시 정 씨는 김종 문체부 차관에 전화해 직접 개발한 늘품체조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삿바늘 찌르듯 즐겁게 허공을 찌르는 박근.. 읍읍



안민석 의원은 늘품체조 선정과정에 특혜가 있다고 꼬집었다. 사실 문체부는 수년간 몇억의 예산을 들여 ‘코리아체조’를 개발 중이었고 최종적으로 만족도조사만을 남겨둔 상태였다고. 하지만 삽시간 늘품체조로 대체됐다. 과연 수상했다. 그 과정에서 문화융성위원이던 차은택 이권 개입 의혹도 제기됐다. ‘문화 대통령’ 차은택은 자신의 회사인 아프리카픽쳐스를 통해 1억 상당에 시연에 영상을 제작한다. 결정적으로 늘품체조 또한 차은택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확한 비선의 이권 개입이었다.

정확히 1년 후, 의혹은 사실로 밝혀진다. 결국, 차은택은 체포된다. 비교적 작은 사건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한 퍼즐이 될 줄 국민은 미처 알지 못했다.



애초 늘품체조 고안자로 알려진 정아름 헬스트레이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늘품체조는 차은택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폭로한다. ⓒSBS




정유라 특례 입학 위해 학칙 변경한 이화여대


2013년 청와대 도움으로 달그락 훅, 승마 국가대표가 된 정유라. 이후 정 씨는 아시아게임에 나가 단체전 금메달을 따고, 그 금메달을 굳이 들고 입시 면접에 참석해 이화여대 입학에 성공한다. 이때, 안 의원은 특이점을 발견한다. 특기생 대상이 아니던 승마 종목이 정유라 입학 전 특기생 전형에 포함된 것이다. 어라? 


 



대학 부정 입학 이후에도 최순실-정유라 모녀는 부지런히 갑질을 일삼는다. 정유라는 승마 연습을 핑계로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교수가 이를 문제 삼을 시 최순실이 출동해 돈 봉투를 건네거나 “교수 갖지도 않은 게” 식의 막말을 퍼부었다. 당시 정유라 의혹을 쫓아 이대에 방문한 안 의원은 아이스크림을 먹다 근처 사람들이 최순실이 교수에게 욕설하더라는 말을 주워듣고 뜻밖에 의혹 캐기에 성공했다고. 


의혹이 거세지자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총장직을 사퇴한다. 이대 130년 역사에 총장 사퇴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화여대 입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충성충성충성




장시호, 최씨 일가 브레인의 발견


2016년 10월, 안 의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의 실명을 공개한다. 그의 이름은 장시호, 최순실의 조카이자 최씨 일가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학창시절 262명 중 260등을 할 만큼 실력이 좋았다니 최씨 일가가 얼마나 엉망인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안 의원은 가장 먼저 “최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가 가장 실세”라며 “지금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고 긴급체포를 요구한다.



장시호와 함께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운영해온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트 선수 ⓒTV조선



승마선수 출신인 장 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며 6억 7천만 원의 정부 예산을 지원받고 5억여 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K스포츠재단 및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이권 개입을 한 흔적이 있으며 게이트가 터지자 제주도, 해외를 돌아다니며 최순실 관련 증거 인멸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이 수면으로 끄집어낸 장시호. 장 씨는 결국 2016년 11월 18일 검찰에 체포된다.




최순득, 외교행낭에 눌러 담은 자식 사랑


최순득은 최순실의 언니로 최태민과 다섯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5자매 중 가장 친한 사이다. 또한,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 중 피습을 당했을 때 최순득의 집에서 요양할 만큼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안 의원은 최순득에 베트남에서 사업하는 아들에게 돈을 전달하기 위해 외교행낭을 이용했다 폭로한다. 동시에 안 의원은 베트남 전 대사 전대주 씨도 최순득이 추천한 인물이라 말한다. 



2013년 6월 청와대는 외교관 경험이 전무한 기업인 전대주 씨를 베트남 대사로 임명한다. ⓒ채널A



보통 외교행낭은 본국과 타국의 대사관이 외교를 목적으로 주고받는 가방으로 주로 기밀문서가 담겨 있어 출입국 검색을 받지 않는다. 최순득은 이를 이용해 자신의 재산을 빼돌린 건 외교 관례상 상상할 수 없는 일. 최순득은 어떻게 외교행낭을 활용하게 된 것일까. 최 씨는 현재 건강 악화로 자택에서 칩거 중이다.




그밖에…


박근혜 대통령의 은밀한 대포폰



갓민석 “대통령께서 대포폰을 사용하셨다면 범죄가 의심되지 않습니까?” ⓒ국민TV 뉴스K



대포폰이란 무엇인가. 마약상, 조폭 등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범죄를 모의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게 대포폰이다. 근데 박근혜 대통령도 대포폰을 사용했다? 안 의원은 지난 11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긴급현안질문’ 도중 “장시호가 6대의 대포폰을 사용했다”며 “그중 하나는 박 대통령에게 줬다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주장한다. 




최순실, 로비스트 린다 김과 친구 사이?



김영삼 정부 시절 로비스트로 큰 화재를 모았던 린다 김 ⓒ채널A



최씨 일가와 로비스트 린다 김에 대한 의혹도 불거진다. 린다 김은 김영삼 정부 시절 악명을 떨친 로비스트다. 안 의원은 최순실이 청와대가 프리패스를 받고 관저에서 잠을 자고 나오듯 린다 김도 프리패스 이용자였다는 것이다. 또한, 최순실, 정윤회, 린다 김이 사드 거래상으로 알려진 미국 군수사업체 록히드마틴과 몇 차례 만난 바 있다고 말한다. 최순실이 군수 사업에까지, 사드에까지 손을 댄 게 아니냐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사실일까? 




최순실, 스위스서 자금 세탁 중



갓민석 “그 액수가 어마어마해 믿을 수 없지만…” ⓒ채널A



지난 11월 16일 ‘박근혜 대통령, 국민법정에 세우다’ 긴급토론회에서 안 의원은 또 하나의 거대한 의혹을 폭로한다. 최순실이 스위스에서 엄청난 자금을 세탁 중이라는 것이다. 안 의원은 “그 액수가 어마어마해 믿을 수 없지만, 신중히 추적 중”이라 설명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그 재산의 출처가 어디인지, 최순실의 이권 개입한 범위가 어디인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갓민석의 활약상은 계속해서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