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월 11일 신임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 김정기 변호사와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을 내정했습니다. 김정기 변호사와 최윤희 교수의 중앙선관위원 임명은 임채균, 강보현 중앙선관위원의 임기 만료에 따른 후임이었습니다. 

중앙선관위원은 선거 관리를 맡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핵심적인 인물들입니다. 여기에 어떤 사람이 임명되느냐에 따라 선거의 중립성과 선거의 공정성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하는 최윤희 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여성 위원으로는 처음입니다. (국회 선출 위원으로는 손봉숙,김영신 위원이 있었음) 여성 대통령이 임명하는 여성 위원이라는 사실만으로 기뻐하고 축하해줘야 할까요? 

아이엠피터는 최윤희 중앙선관위원 임명을 반대합니다. 그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 한나라당 출신이 중앙선관위원으로?' 

최윤희 위원은 한나라당 출신입니다. 최 위원은 2008년 9월에 한나라당 윤리위원에 임명됐습니다. 한나라당 윤리위원이라고 한다면 그 정당의 이념과 정치적 행보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직책입니다.

중앙선관위원회는 정당을 떠나 중립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는 기관입니다. 이런 곳에 특정 정당 출신의 인물이 내정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최윤희 한나라당 윤리위원의 인권위원 사퇴를 촉구하는 인권단체연석회의 시위, 출처:천주교인권위 정미소.


최윤희 위원은 2008년 9월 4일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에 임명됐습니다. 당시 인권단체들은 최윤희 위원의 인권위 위원 임명에 반대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수차례 했었습니다. 

인권단체들이 최윤희 인권위원 사퇴를 요구했던 이유는 공안검사 출신에 인권 활동이 전혀 없었던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인권과는 거리가 멀었던 최윤희 위원이 국가인권위에 임명됐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한나라당 추천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9조(위원의 결격사유)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위원이 될 수 없다. 
1.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 
2.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3. 정당의 당원 
4. 「공직선거법」에 따라 실시하는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한 사람 
② 위원이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되면 당연히 퇴직한다. 
제10조(위원의 겸직금지) ① 위원은 재직 중 다음 각 호의 직을 겸하거나 업무를 할 수 없다. 
1. 국회 또는 지방의회의 의원의 직 
2. 다른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교육공무원은 제외한다)의 직 
3. 그 밖에 위원회 규칙으로 정하는 직 또는 업무
 ② 위원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운동에 관여할 수 없다.

최윤희 위원은 국가인권위원회 법률에 규정된 제9조와 제10조에도 위배되는 인물이었습니다. 한나라당 윤리위원회 위원에 소속됐기 때문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임명 때부터 논란이 됐던 인물이 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에 내정됐습니다. 인사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가 얼마나 엉터리냐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선거의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중앙선관위' 

중앙선관위는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주권행사의 핵심 수단인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으며, 독자적 헌법기구에 속해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중립을 지키기 위해 국회,대통령 등 어느 기관에도 속해 있지 않습니다. 중앙선관위원도 대통령 3인, 국회 3인, 대법원장 3인 임명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헌법에 명시될 만큼 중앙선관위가 중요한 이유는 선관위가 하는 업무가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모두 관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선관위가 하는 일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선거관리입니다. 중앙선관위는 선거인 명부 작성은 물론이고, 투개표를 관리하는 기관입니다. 

중앙선관위원회는 선거 및 정당 사무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으며, 선거와 투표 사무 등에 필요한 지시를 행정기관에 내릴 수 있는 기구입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단속, 조사, 감시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고소,고발도 중앙선관위가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중앙선관위는 선거의 시작이자 끝으로 정당과 정치인의 생사를 관장하는 기관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뻔뻔하게 새누리당 출신이 중앙선관위원에 임명되다니'

아이엠피터는 아무리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졌어도, 새누리당 출신 (구 한나라당)이나 조직에 있던 인물은 절대로 중앙선관위원에 임명되면 안 된다고 봅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으로 마비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사건으로 구속된 범인들이 누구였습니까? 관련자 대부분이 한나라당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물들이었습니다. 

구속된 공모씨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였고, 김모씨는 박희태 의원 비서 출신이었습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비서와 정두언 의원 비서가 범죄자들과 연관성이 있었다고 수사를 받았습니다. 

김모씨처럼 무죄를 받은 사람도 있지만, 민주주의에 가장 중요한 선거 시스템을 교란했던 행위에 한나라당 인물들이 연루됐습니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한나라당 출신 인사는 공정성 훼손을 막기 위해 중앙선관위원에 임명되면 결코 안 됩니다. 

 

▲중앙선관위의 투표지 문제와 18대 대선 개표 결과에 의문을 갖고 있는 많은 시민들이 올린 자료들.

18대 대선이 끝나고도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시민들은 대선 개표 부정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선관위와 법적 소송까지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이 대선 부정 사건을 자비로 조사하고 법정까지 나서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됐고, 분명 그에 따른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선관위의 선거 공정성이 의심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출신이(구 한나라당) 중앙선관위원에 임명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선관위를 장악해서 무엇인가 해보겠다는 의혹을 국민들에게 주기에 충분합니다. 

 



중앙선관위가 현재의 헌법에 명시된 기관이 된 배경에는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가 있습니다. 4.19혁명으로 1960년 이승만 정권의 부정, 관권선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3차 헌법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헌법 114조에 따라 중앙선관위는 헌법상 필수기관으로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보장받는 기관이 됐습니다. 그러나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4.19혁명의 희생정신 바탕위에 세워진 중앙선관위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분명 실수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실수가 의도된 실수의 반복이라면 국민은 믿지 않고, 오히려 그 정권의 정당성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4.19혁명으로 이룩한 중앙선관위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훼손된다면, 피를 흘리며 총칼에 맞섰던 일들이 다시 재연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