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화면 갈무리


자랑스런 반란의 신 박정희와 대지모신 육영수의 후손, 쿼터신 박근혜 대통령께서 광복 71주년 경축사를 하시었다. 어느새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도 4주년째를 맞는 바, (내 뜻에 이의없이 전국민이 따르는) 국민 단합을 중시하는 기조가 그대로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 71주년 광복절 경축사, 뉴시스




건국절이라고!




광복절 아니고 건국절이야ㅏㅏㅏㅏ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번에도 대한민국 건국 68주년을 강조하시었다. 이제껏 광복절 경축사에서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2013년: 오늘은 제68주년 광복절이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 65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2014년:  오늘 제69주년 광복절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66주년을 맞이하여 온 국민과 함께 이 뜻 깊은 날을 경축합니다.


2015년: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2016년: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한편 오늘의 ‘건국’ 언급은 다른 해보다도 특히 뜻깊은데(?), 지난 12일 독립유공자ㆍ유가족ㆍ애국지사 초청 오찬 자리에서 광복절 노병 김영관 선생이 대통령을 향해 “건국절 주장은 헌법에 위배되고 실증적 사실과 부합되지도 않고 역사 왜곡이고 또 역사의 단절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던 일 때문.


광복군 김영관 선생, 靑 오찬에서 “8.15 건국절 주장은 역사외면”, 한국일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께서는 역시 올해도 대한민국 건국을 언급함으로써 건국절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시었다. 이는 일종의 감작요법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지속적으로 자극을 줌으로써 자극에 둔감하게 만드는 것이다. 역시 이산화가스를 창조하는 등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준 천재 이과생다운 모습이다.




위대한 현대사 부정하는 풍조 지적



대통령께서는 같은 맥락에서 이와 같은 말씀도 하셨다.


이제 우리가 걸어온 길과 우리가 미래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은, 세계가 따르고 배우고자 하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저력이자 자랑스러운 현주소입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 내부에서는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가 퍼져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위대한 현대사를 부정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늘 자랑스런 현대사를 강조해왔던 박 대통령이시지만, 이번 언급도 역시 뜻깊다. 작년 하반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며 정계에 역사전쟁의 회오리바람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사실 그분은 늘 한결같으셨다 ⓒ뉴스타파



한편 위대한 현대사를 강조하는 박 대통령의 역사 지식은 대강 이렇다.


역사를 거슬러: 박근혜의 역사전쟁, 이 블로그


인혁당 사건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느냐는 황당한 발언을 하고, 현행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이 무엇이냐 묻자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고 말한다. 이처럼 황당한 소리를 수차례 반복하고서도 자신의 역사의식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여겼는지 이번 경축사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안중근 의사께서는 차디찬 하얼빈의 감옥에서 ‘천국에 가서도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이 아니라 여순(뤼순) 감옥에서 사망했다.


박 대통령께서는 이처럼 현대사를 중요하게 여기시지만, 사실 고대사에 대해서는 대강 왜곡해도 별 상관 없다는 뜻을 견지하시기도 하였다. 2013년 광복절 경축사의 일구다.


고려 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만약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가려고 한다면, 어떤 나라, 어떤 국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일본은 이런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구절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가짜 사서 ‘환단고기’의 일구이다. 반신반인의 후예답게 타국의 역사 왜곡을 규탄하면서 가짜 사서를 인용하는,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표리부동함을 보이셨다.




헬조선류 자기비하, 떼법 문화 혁파 제안



대통령께서는 최근 인터넷과 젊은층 사이에서 확산되는 ‘헬조선’ 등의 유행어를 의식하시었는지 이와 같이 말했다.


(전략)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법을 불신하고 경시하는 풍조 속에 떼법 문화가 만연하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되고, 대외 경쟁력까지 실추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문구를 보고 헬조선이란 말을 쓰는 걸 뭐라 할 게 아니라, 그런 말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혁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대통령과 6억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투샷...ⓒKBS


하지만 위에서 이미 살펴본 것과 같이, 사실 대통령께서는 '우리의 위대한 현대사를 부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다. 또한 경황이 없는 중에 6억 원을 청와대에서 들고 나온다거나, 문창극 같은 이상한 사람들이 인사청문회에 막혀 정부 요직에 입성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자 인사청문회를 없앨 것을 주장하는 등, 법과 원칙을 제멋대로 적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적폐, 원수, 암덩어리 등의 단어로 우리나라를 가장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런 행태를 비난하며 스스로를 셀프디스하시니, 이것이야말로 실로 군자의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다.




콩 한쪽도 나누며 이겨내는 문화 주문



모두가 스스로 가진 것을 조금씩 내려놓고, 어려운 시기에 콩 한쪽도 서로 나누며 이겨내는 건강한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한 차원 높은 도약을 이뤄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중략)


우리의 젊은 선수들은 모두가 포기한 순간에도 스스로를 믿고 포기하지 않았고, 세계가 감동하는 기적의 승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역전의 드라마야말로, ‘불가능은 없다’는 우리 민족의 불굴의 DNA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마음가짐의 중요성은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대통령께서는 이번 경축사에서도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는 마음가짐을 설파하시며,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는 오랜 격언을 꺼내셨다. 얼마 전 행정복지센터에 놀러가서 비슷한 말을 한 걸 보니 요즘에는 이 말에 꽂히신 것 같다.



@비디오머그


한편 언행일치의 아이콘 대통령께서는 과연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 정신을 그대로 실천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당에 박아넣은 자신의 수족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 송로버섯, 캐비어, 샥스핀, 바닷가재를 나누어 먹은 것이다. 비록 굉장히 귀한 고추로 맨든 가루 등을 찾아볼 수 없는 등 부족하기 짝이 없는 상차림이지만, 이 보잘것없는 것조차 나누어 먹는 마음가짐이 아름다우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