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팅 - 아웃팅(Outing)은 성소수자가 원하지 않는 데 누군가가 나서서 그의 성정체성을 밝히는 행위로 성소수자가 직접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는 커밍아웃(Coming-out)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사법부는 아웃팅과 관련하여 가해자를 명예훼손죄(형법 제 307)로 처벌한 사례가 있다.

- 편집자 주 -



‘워마드’라는 인터넷 카페에서의 아웃팅 프로젝트가 논란이 되고 있다. 워마드는 올해 여성 이슈를 폭발적으로 생산해냈던 커뮤니티 <메갈리안>에서 파생된 카페다. 메갈리안 이용자들은 남성들이 여성에게 해왔던 언어적 폭력들을 그대로 되갚자는 소위미러링의 일환으로 올 12월부터 남성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용어인똥꼬충, 에이즈충을 그대로 가져와게이들을 비난하는 데 사용했다. 이 용어의 사용을 두고 메갈리안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고 한동안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메갈리안 운영진들은 동성애 혐오 발언을 금지한다는 최종 공지를 내렸고 이에 반발하는 유저들은 커뮤니티를 떠나 새로 카페를 꾸렸고 이 카페가 바로 워마드이다. 그리고 이 카페 워마드에서는 (사기)결혼한 기혼 게이들을 찾아 폭로하는아웃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카페 <워마드>의 프로젝트 제안 게시물



물론 메갈리안에서 처음 게이 비하 용어를 사용했을 때는 최소한 게이커뮤니티 안의 여성혐오적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은 담겨 있었다
. 게이 커뮤니티 안에는 여성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존재했고, 이에 대한 비판 일체가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사회적으로 소수자에 놓인 게이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스스로를 또 다른 약자인여성으로 치환하며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잦았다. 게이 커뮤니티에서는 서로를 XX년이라고 부른다거나, 이성애자 여성을 뽈록이라고 한다거나, 여성스러운 게이를 끼순이라고 터부시 하는 등의 표현이 있었다. 이런 모습들은 여성들이 충분히 불편하고 불쾌해할 수 있는 모습이다. 게이커뮤니티에 만연한 여성혐오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는 매우 합당하며 이는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문제의식은 똥꼬충과 에이즈충이라는 비하용어를 사용하는 그 순간 무의미해졌다
. ‘남성이 아닌게이를 객체로 하는 혐오 발언은 서로 고민을 나누고 문제의식을 공유할 기회 자체를 끊어버렸다. 워마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나는 다른 게이친구에게 워마드의 아웃팅 프로젝트 소식을 들었을 때 뭔가 머리가 하얗게 질리는 느낌이었다. 대외적으로는 사기결혼을 한 기혼 게이를 찾아서 아웃팅한다며 명분을 내세웠지만 곧 그 잘못된 명분 조차 사라졌다. 모든 게이를 대상으로 아웃팅하겠다는 협박조의 발언도 등장했다. 게이의 소수자성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었다. 그냥 분풀이에 가까웠다.


감히 게이라는 것을 숨기고 여성과 결혼해서 여성을 착취 하다니?!


과연 사기결혼을 벌인 기혼 게이가 그들이 말하는한남충과 동일 선상에 있는 걸까? 게이의 결혼 이면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버티다가 결국 누군가에게 강요 받아 결혼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존재한다. 물론 그것 때문에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는 게이 뿐 아니라 레즈비언 등 여타의 성 소수자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그 사기결혼을 한꺼풀 벗기면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인 배제, 동성결혼의 부재 같은 제도적 결함이 자리잡고 있다. 그들이 '게이들의 사기결혼 문제를 공론화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고 싶다면 그들은 아웃팅을 할 것이 아니라 동성결혼 합법화를 주장하고 성소수자 인권문제에 연대해야 한다.






게이들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이성애자와 함께 가길 원한다면 이 프로젝트에 뭐라 하지 말고, 프로젝트 자체엔 찬성하면서 계약결혼이나 미혼자의 신상이 유출되는 것을 감시하는 호의적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이는 나쁜 사람에게 벌을 준다는 태도다. 너희는 우리가 하는 것을 잠자코 보고 있으라는 이 말에는 상하관계가 정해져 있었다. 너희는 불편해도 우리는 옳으니 잠자코 지켜보라고 한다. 아니 대체 무슨 권리로? 워마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게이들이 왜 데이트 어플을 사용하는지 알기는 할까? 그 공간을 침범하고 낄낄거리며 아웃팅을 하겠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까?





물론 어떤 사건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공론화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의 부정행위를 일반화시켜 낙인 찍는 행위는문제의식을 공론화 하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는 보통 이걸 혐오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이런 행위는여성’, ‘성 소수자등 약자에게 작용한다. 나는 게이로 살면서 이런 혐오를 많이 목격했다. 그저 게이란 이유로 낙인 찍히고, 아웃팅 등의 위협으로 인해 삶 자체가 공격 당하는 것 말이다. 솔직히 기분이 매우 더럽다. 워마드의 아웃팅 프로젝트는 그런혐오의 연장선에 있다. 워마드는 지금 당장 성소수자 혐오를 멈춰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