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귀신을 보는 것 같은 아들이 걱정된 부모가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찾았다. 이번 주 금쪽이는 9살 세쌍둥이의 막내였다. 세쌍둥이는 삼란성이라 각자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엄마는 삼둥이 중 첫째와 둘째가 오은영 박사에게 도움을 받기를 원했다는 사정을 얘기했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길래 아이들이 직접 S.O.S를 요청한 걸까. 귀신을 본다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일까.


킥보드를 타던 금쪽이는 갑자기 "내 발에 누구 안 밟혔지?", "내 손톱에 누구 안 찔렸지?"라는 뜬금없는 말을 반복했다. 시종일관 이상한 말과 행동을 했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도 무언가를 걱정하는 듯했다. 엄마는 그런 금쪽이가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귀신 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고 얘기했고, 엄마가 무슨 얘기를 들었냐고 묻자 "아니야, 안 봤어."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영상을 멈춘 오은영은 금쪽이가 자주 뒤를 돌아보냐고 질문했다. 엄마는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무서운 영상을 접한 7월부터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때부터 두려움에 자꾸만 뒤를 확인하는 증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정말 귀신의 존재를 믿고 있는 걸까. 금쪽이는 형들과 놀며 귀신 얘기를 꺼냈다. 형들은 귀신이 없다며 웃어넘겼지만, 금쪽이는 사뭇 진지해보였다.


아빠가 퇴근하자 금쪽이는 시무룩해졌다. 아예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아빠가 씻기 담당이었기 때문이다. 금쪽이는 아빠의 손길을 거부했다. 억지로 화장실에 데려가려 하니 갈등이 증폭됐다. 스스로 벗겠다는 금쪽이와 서둘러 씻기려는 아빠는 실랑이를 벌였다. 아빠는 다른 형제와 달리 순순히 따라오지 않는 금쪽이에게 "좀 무난하게 해"라고 화를 냈고, 금쪽이는 뚱한 반응을 보였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편, 다들 잠든 시각에도 금쪽이는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낮에 했던 귀신 이야기 때문에 겁이 났던 것일까. 아니면 정말 귀신을 보는 걸까. 금쪽이는 침대에서 끙끙 앓더니 아빠를 애타게 불렀다. 다행히 잠에서 깬 아빠는 서둘러 금쪽이를 향해 달려갔다. 겁에 질린 금쪽이는 아빠에게 곁에 있어달라고 요청했다. 아빠는 금쪽이를 안심시킨 후 금쪽이 곁에 머물렀다.

"사실 이 나이 때는 일반적으로 귀신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특별한 일은 아니에요. 어린 아이들은 보고 경험한 것만 가지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6~7세가 되면 추론과 상상 능력이 많아지고, 여러가지 자극적인 정보들도 유입되다보면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죠." (오은영)


오은영은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증폭된 두려움 때문에 저학년 어린이들의 공포도 커진 상황이라며, 아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를 체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오은영은 그 무렵부터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는지 아니면 초자연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공포심인지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외식을 하기 위해 외출을 한 금쪽이는 엄마 옆에 딱 붙어다녔다. 두려움이 많으면 집보다 밖이 훨씬 무서운 법이다. 식당으로 들어온 가족들은 하나둘 마스크를 벗었지만, 금쪽이는 "음식이 나오면 마스크를 벗을 거야."라며 거부했다. 그런데 음식이 나온 후에도 금쪽이는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음식을 입에 넣을 때만 살짝 벗었다. 마스크를 벗으라는 아빠의 말에 금쪽이는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저는 금쪽이가 말을 안 듣는다기보단 선뜻 안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오은영)


아빠는 그런 금쪽이가 이해되지 않았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여겼다. 아마 다른 아이들과 비교됐으리라. 오은영은 '자상한 아빠'인 건 맞지만, 몇 가지 살펴볼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별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방역 원칙을 가장 잘 준수한 건 금쪽이였다. 금쪽이가 잘못한 건 없었다. 아빠는 그저 금쪽이의 모습이 못마땅한 것뿐이다. 따지고 보면 금쪽이는 할 일을 한 것뿐이다

.

금쪽이는 진짜 말을 안 듣는 아이일까. 금쪽이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벗기가 두려워 급식도 먹지 않을 정도였다. , 학교에서 발을 구른다거나 '~' 소리를 내기도 했고, 친구 자리의 가림판을 치고 가는 행동을 해 혼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단순한 반항과는 분명 달랐다. '진짜 말을 안 듣는다'고 생각하는 것과 '한 번에 따르지 않네'라고 받아들이는 건 전혀 달랐다.



"귀신 때문에 뒤를 보는 게 아니고요. 이거 틱입니다."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가 걷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걷는 게 좀 이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쪽이는 총총걸음으로 걸었고, 손은 몸에 밀착했고, 반복적해서 뒤를 힐끔 돌아봤다. 오은영은 귀신 때문에 뒤를 돌아보는 게 아니라 ''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상상도 못한 말에 부모는 깜짝 놀랐다. 마음이 복잡해진 엄마는 눈물을 쏟았다. 금쪽이의 불편함을 알아주지 못한 게 마음 아팠으리라.


일상 속에서 금쪽이를 지배하는 강한 긴장감 때문에 금쪽이는 늘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오은영은 틱을 이해하지 못하면 행동 자체를 지적하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 지적하느라 진짜 원인에 다가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오은영은 고개를 돌리는 틱을 가진 아이들은 시험을 볼 때 오해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엄마는 그제야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틱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혼을 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아빠는 그동안 금쪽이의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잔소리했던 일에 대해 미안해했다. 틱의 원인은 무엇일까. 오은영은 인간은 안전을 유지하려는 본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몸과 뇌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남들보다 쉽게 불안과 긴장을 느끼는 아이에게는 평범한 일상도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쪽이에게 또 다른 문제 행동이 발견됐다. 공부를 도와주던 엄마에게 갑자기 명령을 하는 게 아닌가. "지워!", "''라고 말해!"리고 계속해서 명령조로 말했다. 당황한 엄마가 자리를 뜨자 뒤를 쫓으며 모진 말을 내뱉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오은영은 금쪽이가 난폭하고 되바라져서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게 아니라 불안으로 인한 강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박의 대표적 증상 3가지


통제적 성향

체크

오염 공포


금쪽이의 입장에서 보면, 엄마가 지우개로 지워줬을 때 마음이 편안했다. 그런데 엄마가 그걸 해주지 않으니 통제를 하려고 든 것이다. 명령조로 말한 까닭은 강하게 말해야 들어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내 발에 누구 안 밟혔지?", "내 손톱에 누구 안 찔렸지?"라고 수시로 확인했던 것도 강박 때문이었다. 마스크에 집착했던 것 역시 불안으로 인한 강박 증상이었다.

오은영은 강박과 틱이 함께 있다면 유전의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투렛, 강박, ADHD는 한 유전자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냉정하게 부모를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였다. 오은영이 주목한 건 아빠였다. 아빠는 친절하고 자상했지만, 끊임없이 요구하고 지시하고 간섭하며 통제했다. 퇴근 후 아빠의 첫마디는 "씻자"였다. 업무를 처리하듯 할 일을 했고, 강박적으로 청결을 신경쓰는 듯했다.


지금 금쪽이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신뢰와 자기 확신이다. 불안을 낮추는 열쇠이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믿는 것, 다시 말해 불안을 낮추는 열쇠가 금쪽이에게는 없었다. 자신을 믿지 못하다보니 불안했고, 결국 신뢰하는 사람의 대답을 들어야 안심됐다. 그렇다면 자기 확신을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은영은 금쪽이의 말, 생각, 감정, 판단이 적절하면 그냥 들어주라고 조언했다.


금쪽이는 아빠가 소리를 지르면 무섭고 속상하다고 속마음을 토로했다. 어디까지나 아이를 위한느 마음이었지만, 그럴수록 금쪽이는 점점 더 아빠를 피하게 됐다. 두 사람은 다른 듯 꼭 닮아 있었다. 금쪽이는 세상에서 아빠가 가장 좋다고 대답했는데, 의외의 답변이었다. 아빠에게 바라는 게 있냐고 묻자 금쪽이는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아빠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있었다.


쌍둥이 형들의 진심도 감동을 더했다. 첫째와 둘째는 막내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가 동생을 더 챙겨줘도 서운하지 않지도 않고 질투도 나지 않는다는 말에서 우애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자신들도 동생을 챙겨주고 있다고 대답했다. 세쌍둥이는 셋이 있을 때 가장 행복한 아이들이었다. 사랑으로 가득한 아이들을 통해 어른들이 배우는 시간이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오은영은 금쪽 처방으로 '강박 제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강박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미션 수행에 목표를 두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감정이 빠지기 쉽다는 주의사항을 덧붙였다. 금쪽이네는 가족 다과회를 개최해서 금쪽이의 솔직한 마음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금쪽이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고, 엄마 뒤로 숨어버렸다. 시간이 좀더 필요해 보였다.


다음 날, 촉감 놀이를 시도했다. 몸으로 친해지는 시간을 갖자는 의도이자 청결에 대한 아빠의 강박을 깨는 의미도 있었다. 아빠와 세쌍둥이는 거실에 비닐을 깔고 밀가루를 뿌리고, 식재료를 던지며 장난을 쳤다. 처음에는 아빠가 더럽하는 걸 싫어한다며 긴장했던 금쪽이도 어느새 걱정과 불편함을 잊고 한결 편하게 놀기 시작했다. 아빠도 강박을 조금 덜어내고 아이들과 어울렸다.


, 부적절하지 않다면 아이의 요구를 수용해주라는 오은영의 조언대로 아빠는 금쪽이를 기다려주기로 했다. 씻을 때도 강요나 지시 없이 옆에서 그저 지켜봤다. 금쪽이는 스스로 씻으며 아빠의 믿음에 부응했다. 이로써 많은 것이 달라졌다. '믿었더니 알아서 자랐다' 1세대 여성학자 박혜란(가수 이적의 엄마)의 말처럼, 부모의 신뢰가 금쪽이를 무럭무럭 성장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