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넘어간 뒤 교회 밴드나 단체 카카오톡 등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선교사 229명이 사형선고를 받았다'라는 제목의 글이 나돌고 있습니다.


글의 내용은 아프간 이슬람교도들이 229명의 기독교 선교사들에게 사형선고를 선고해 참수될 수 있으니 기도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이 글은 탈레반의 민간인 학살 의혹과 여성 탄압 등의 뉴스 등과 맞물려 현재 벌어지는 사건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2018년에 나온 선교사 229명 처형 관련 팩트체크 기사 ⓒCBS 기사 캡처


이 글은 '가짜뉴스'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229명의 선교사들이 처형됐다는 가짜뉴스는 이미 2018년에도 나왔습니다.


최근 공유되는 글은 2018년에 유포됐던 글과 약간 다르지만 공통적인 내용이 있습니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아프리카 치와와 출신의 선교사인 유디스 카모나 (JUDITH CARMONA)'라는 부분입니다.


유디스 카모나라는 인물은 가짜뉴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입니다. 2014 '이슬람 세력이 기독교 도시 콰라코시를 점령해 기독교인을 처형하고 있다'라는 가짜뉴스에도 가상의 중동 선교사로부터 받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처럼 가짜뉴스는 현지 선교사로부터 받은 메시지라며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마치 지금 벌어지는 사건처럼 조작합니다. 또한 비슷한 내용의 글이 여러 버전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단지 처형되는 숫자나 누구에게 받았는지가 약간씩 바뀔 뿐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선교사 229명이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가짜뉴스가 나돌면서 그중에 한국인 선교사도 남아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러나 외교부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던 한국 대사와 공관원, 교민 1명은 8 17일 철수해 현재 한국인은 한 명도 없습니다.


'샘물교회 스노우볼' 관련 SNS에 올라온 글. 트위터 캡처


2018년에 나돌았던 가짜뉴스가 2021년에 다시 나온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입니다. 첫 째는 탈레반의 점령으로 기독교인들이 처형될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고, 두 번째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되는 '샘물교회 스노볼'에 대한 방어입니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샘물교회 사건으로 탈레반이 돈을 받아 재무장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할 수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2007년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와 교인 19명 등 20명은 아프가니스탄에 단기 선교를 떠납니다. 이들은 현지 한국인 선교사 3명과 합류해 카불에서 버스로 이동하다가 탈레반에 납치됩니다.


당시 탈레반은 한국군 전원 철수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수감한 탈레반 전원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1차 협상이 결렬되자 탈레반은 배형규 목사를 살해했고, 이후 협상도 지지부진하자 또다시 심성민씨를 살해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도움으로 협상을 진행했고 21명의 인질이 모두 풀려났습니다. 당시 한국군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방안도 나왔지만 미군도 침투가 불가능한 동굴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해 협상을 통해 인질을 구출했습니다.


당시 인질의 석방 대가로 일본 아사히 신문은 200만 달러 ( 18억원)를 지급했다고 보도했고, 알자지라 방송은 약 2000만 파운드 ( 375억원)을 지불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지만 수십억 원의 돈이 인질 몸값으로 탈레반에게 들어갔고, 이 돈으로 재무장한 탈레반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는 '샘물교회 스노볼'이라는 글이 나오면서 샘물교회 책임론이 등장한 것입니다.


2007년 샘물교회는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서를 남기고 출국하고,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현지에서 선교를 했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탈레반 점령과 함께 또다시 개신교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선교사 사형선고라는 가짜뉴스가 나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알 수 있는 가짜뉴스이지만 신앙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십계명은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남을 속이는 일은 성경에서 금하는 행동입니다. 헛된 소문을 여기저기 전파해 거짓 여론을 만드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는 신앙인의 모습은 아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