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연합뉴스


조셉 바이든은 제 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위치를 상당히 확고히 했다. 폭스를 비롯한 모든 언론이 바이든을 ‘president-elect’ 로 표기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축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문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에 축전을 보내지 않는 나라들이 있다. 이들의 명단이 굉장히 재미있다. 마치 약속한 것처럼그 그룹이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직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내지 않은 정상들은 아래와 같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터키 에르도안 총리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무엇인가 툭 하고 와 닿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이들은 모두 권위주의 국가의 수반들이며 소련 붕괴 이후 상대가 없어진 구 자유 진영 국가들에 새로이 대항하는 축으로 떠오른 사람들이다.


사실 푸틴은 그렇다 쳐도, 트럼프 집권 내내 괴롭힘을 당했던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마저도 미국의 정권교체에 묵묵부답이라는 것은 사실상 이들 권위주의 정권이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과 같다.


이들은 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에서 이익을 얻는가? 이는 아주 간단한 논리에 의해 작동한다.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 및 고립주의 자체가 권위주의 축의 국가들에게는 세력 확장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푸틴은 과거 미국의 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 대규모로 확장된 EU의 세력권이 모스크바의 코앞까지 다가오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를 변화시킨 것은 유가 폭등으로 인해 러시아의 국부가 급상승하면서부터였다.


이로 인해 금융위기 직전 미국의 유럽 방위망에 구멍이 생긴 틈을 타 러시아는 남오세티야 전쟁에서 승리한 뒤 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인 반격을 노렸으나 역시나 오바마가 터키를 움직이면서 영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편 중국의 시진핑은 야심찬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유럽 진출을 노렸으나, 오바마의 이란 핵협상으로 인해 중동이 차단되고 뒤이은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인해 역시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 트럼프가 등장한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유럽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넓히고, 한편으로 국제기구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을 크게 신장시켰다. 아프리카에 옛날부터 투자를 해 둔 중국은 국제기구에 잇따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지지해 영향력을 확보했고 이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게 고스란히 손해가 되었다.


문제는, 이 현상을 상대하는 트럼프라는 사람의 방식이 국제기구 탈퇴라는 기상천외한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동맹국들은 속이 탈 수밖에 없었다. 영향력이 큰 미국이 기분이 나쁘다는 황당한 이유로 아예 손을 떼 버렸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대차대조표상 자국이 동맹국들에게 지출하는 비용이 크다는 점은 인식했지만 자기 편이 많아짐으로써 얻는 효익은 철저히 무시했던 함량 미달의 정치 지도자였다. 1823년 먼로 독트린 당시와는 세상은 비교도 할 수 없이 연결돼 있고, 모든 미국 대통령들은 이를 인정했으나 트럼프 혼자 역주행을 한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다. Sanghyun Park 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국내 문제에서부터 버니 샌더스와 AOC를 비롯 ‘The Squad’ 를 중심으로 한 진보주의 그룹과 중도 리버럴 그룹이 대결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러시아 차단 장기말이었던 터키는 에르도안의 독재 정권이 열린 이후 미-러 양국간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사실상 미국의 우방에서 벗어났고, 중국은 이제 미국이 항모전단을 보내는 것 만으로도 겁에 질리던 예전의 중국이 아니게 되었다.


한편 동아시아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은 다른 핵심 동맹국인 일본과 현재 사이가 그렇게 좋지 않은데다가, GVC상 중국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 바이든 행정부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현재 권위주의 축의 국가들(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님는 이들을 ‘Authoritarian axis’ 라고 규정한 바 있다.)은 일치단결하여 이제 막 정신을 다시 차린 자유 진영에게 대항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신냉전의 시작이다.


때문에 바이든 정권하 세계에서는 국지 분쟁이 트럼프 시절보다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트럼프 시절 분쟁이 적었던 이유는 그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미국 시민의 생명을 아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 이제 우리 나라는 어떻게 할 것인가? 늘 그래 왔듯이 우리는 또 한 번 선택을 강요당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정치 권력은 이에 대해 어떠한 철학과 비전을 갖고 맞설 것인가. ‘철학과 원칙을 가진 리더십이 정말 중요한 미래가 될 것이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혜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