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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성 상실했나…카카오뱅크, 성장 침체 우려 왜?

증권업 "카뱅, 기존 은행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필요"
카카오뱅크, 제휴 증권사·카드사 확대 등 '플랫폼 사업' 성장 계획

  • 입력 2022.07.06 18:50
  • 기자명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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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어플. [신수정 기자]
카카오뱅크 어플. [신수정 기자]

[직썰 / 신수정 기자]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직후 9만원대를 기록하다 최근 2만원대로 하락하는 등 주가 부진을 겪고 있다. 성장세가 멈추고 침체기에 접어드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가 기본적인 은행업 영위 외에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것과 달리, 최근 경쟁사들과 차별점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날 대비 700원(2.29%) 오른 3만1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8월 18일 기록한 최고가 9만4400원 대비 66.84%(6만3100원) 폭락한 것이다. 상장 당시 공모가 3만9000원에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전날 카카오뱅크 임원진은 잇따른 주가 하향세에 위기감을 느끼고 주주·기업가치 제고 목적으로 총 1만3285주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으로 전날 장중 2만원대까지 곤두박질친 주가를 3만1300원까지 일정 부분 회복시킨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도 공모 당시 45조원을 기록, KB금융의 시총을 넘어 단숨에 금융 대장주에 올라선 영광을 뒤로하고 현재 14조원대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맏형 격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업계 전반의 긍정적인 예상과 달리 공모가를 하회하며 시장 흐름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금리 상승기에 카카오뱅크 같은 금융주는 대표적인 수혜주로 지목된다. 대출이자율 상승에 따른 이자수익이 호실적을 견인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생활비 목적 가계 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워왔다. 다만 여신 포트폴리오에선 부정적인 의견도 이어졌다. 

증권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성장성 지속 여부에 대한 비관론을 펴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최근 카카오뱅크의 적정주가를 2만4600원으로 낮췄다. 삼성·키움·메리츠증권도 각각 이전보다 31.48%, 14.04%, 9.43% 낮춘 3만7000원, 4만9000원, 4만8000원을 적정주가로 제시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가 스스로 플랫폼주임을 내세우지만 본질은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는 은행주”라며 “은행업은 속성상 철저한 내수 기반 산업이라 일정 규모 이상 성장을 위해선 많은 비즈니스 모델을 재설정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카카오뱅크 간판.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간판.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모회사인 플랫폼 기업 카카오와 시너지로 급성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 성격의 인터넷전문은행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초반 급격한 성장세를 이뤄냈다. 

하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업’을 인가받은 만큼 본업인 은행업을 벗어난 새로운 수익 사업을 이끌기는 힘들 것이란 우려도 이어진다. 실제로 후발주자인 토스뱅크와의 차별화도 뚜렷하지 못한 실정이다. 게다가 일반 시중은행도 플랫폼화를 추진하고 있어 카카오뱅크의 자리 위협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이용고객 A씨는 “카카오뱅크 출시 당시엔 다른 금융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요즘엔 토스 등 다른 금융 앱들도 편리해서 카카오뱅크만의 장점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이용고객 B씨는 “토스도 파킹통장이나 연 3% 적금을 출시하면서 예·적금 상품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기존 파킹통장만 이용했었는데 이번 정기적금 상품으로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으로서의 신뢰도도 향상됐다”고 했다. 

신한은행 이용고객 C씨는 “신한쏠(SOL)에서 프로야구 적금 등 콘텐츠가 담긴 적금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며 “시중은행의 앱도 인터넷전문은행 못지 않은 간편하고 다양한 콘텐츠 상품을 갖추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성장 부진 이슈와 관련해 대출, 여수신 통합 상품을 통한 수익성 개선은 물론, 제휴 증권사·카드사 확대나 파트너 적금 확대도 병행해 플랫폼 비즈니스 성장도 유도할 예정이란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식 계좌나 신용카드, 연계 대출 등 제휴를 요청하는 기업들도 많다"며 "카카오뱅크가 은행이지만 여러 제휴 요청이 들어오는 것은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게 제휴사들의 신규 고객 유치나 상품 홍보에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연락을 주시고 있고, 저희도 제휴사를 늘려가며 플랫폼 비즈니스를 늘려가고 있어 정체기라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은행 업무에서도 선보이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며 추가적인 콘텐츠 확장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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